"환자 발길 끊어진 병원 돌자니..." 재택근무 끝낸 제약 영업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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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발길 끊어진 병원 돌자니..." 재택근무 끝낸 제약 영업맨들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4.03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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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위 제약사, 재택근무 종료…소극적 영업 적용
병원 찾는 환자 크게 줄어…매출 감소 우려
영업사원이 거래처 사람과 미팅하는 모습. 사진=블로그 인터그리티 캡처
제약회사들은 영업사원을 재택근무시키고 비대면·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진=블로그 인터그리티 캡처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병원에 들어갈 수도 없고, 집에 있을 수도 없고..."

기업내에서 영업사원들은 재택근무가 편치만은 않다. 거래처를 잃을 수 있기에 재택근무 여부와 상관없이 거래처 방문을 한다. 한 유통업체 영업사원은 "재택근무 하라고 하지만, 마음이 편치않아 매일 거래하는 편의점을 방문해 경쟁사 신제품이 뭐가 나오는지 확인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업 활동의 비중이 다른 어떤 업종보다 큰 제약업체의 병원 담당 영업맨들은 처지가 다르다. 병원을 찾아갈 수도 없고, 바깥에서 전화로 관리할 수도 없는 처지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지나 안정화될 때를 대비해 거래처 현황 파악 차원에서 영업사원들을 병원 등 현장에 투입했다”며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병원을 내방하지 않고, 외부에서 대기하면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병원 담당 영업사원들은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지난 주부터 병원 인근에 대기하는 형태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이전보다 줄었지만, 직접 병원내 의·약사들을 대면하는 것은 위험이 커 주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업활동을 재개했더라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코로나 19사태 영향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크게 줄어 병원의 제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코로나19에 따른 외부활동 제한으로 병원을 내방하는 환자가 크게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성질환을 비롯한 처방의약품(ETC) 매출은 영업사원 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소폭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렇다보니, 제약사들중에는 영업사원의 재택근무를 연장하기도 한다. 

종근당은 오는 14일까지 영업사원들의 재택근무를 연장했다. 보령제약도 연장을 검토 중이다.

유한양행과 제일약품도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데, 불가피하거나 꼭 필요한 경우만 관리자 승인 후 외근을 하도록 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사무실 출근은 하지 않는데, 종료시점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영업사원들도 재택근무를 하며 대기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20년 전 영업사원들이 현장으로 바로 출근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기에 지방 사무소가 없어 재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제약사들은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병원이나 약국 인근에서 대기하는 소극적 영업을 재개했다.

이처럼 영업에 사활을 거는 대표적인 업종인 제약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사원들의 재택근무 연장 여부를 두고 고민이 깊다.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모바일과 SNS를 활용한 비대면 온라인 영업·마케팅으로 대처했지만, 신규 거래처 확보도 안되고, 기존 고객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재택근무 연장 결장을 내리기도 주저하고 있다. 

반면 일부업체는 현장근무로 돌렸다. CG녹십도와 일동제약는 대구·경북지역 영업사원을 제외한 대부분 영업직이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영업활동보다는 현장 여건에 맞춰 거래처 미팅을 진행하게 했다. 

재택근무에 따라 도입된 온라인 영업·마케팅 할동은 현장활동보다 효과가 떨어졌다는 의견이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면 영업에 비해 온도차가 컸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와 무관하게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영업맨들끼리 모인 단체 카카오톡방이 있는데, 상당수 업체들이 재택근무를 종료했다”며 “하지만 정작 병원내 환자가 없다보니 병원 방역을 돕거나 마스크를 구해서 주는 일이 고작인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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