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사우디-러시아 감산 기대에 24%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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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사우디-러시아 감산 기대에 24% ‘폭등’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4.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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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일(현지시간) 배럴당 24.67%(5.01달러) 폭등한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일(현지시간) 배럴당 24.67%(5.01달러) 폭등한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국제유가는 '유가 전쟁'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협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폭등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67%(5.01달러) 급등한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률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19분 현재 배럴당 20.49%(5.07달러) 오른 29.81달러에 거래중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장중 30%를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가능성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최대 15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돌아섰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에너지 시장, 유가 등과 관련해 전화 통화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사우디가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는 공평한 원유 생산을 합의하기 위해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의 연대체), 다른 국가들이 모이는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사우디가 회의 참석 범위를 OPEC+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 지난 3년간 OPEC+의 산유량 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에도 참석을 촉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산 트윗은 불확실한 부분이 여전하다. 감산 규모로 제시한 1000만 또는 1500만 배럴이 하루 감산량인지 아니라면 어느 기간인지를 명쾌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감산량이 하루 평균치라면 1000만 배럴일 때 사우디와 러시아가 현재 산유량의 약 45%씩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하루 1000만 배럴은 전 세계 원유 수요량의 10% 정도로 많은 양이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에다 러시아와 사우디 간 유가 전쟁까지 겹치면서 최근 잇따라 폭락세를 기록했다. 

사우디는 지난달 6일 열린 OPEC+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원유 수요 위축에 대비해 3월로 끝나는 감산 합의의 시한을 연장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사우디는 미국의 압박을 무릅쓰고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970만 배럴에서 123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선언했고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대로 폭락했다.

사우디 국영 아랍뉴스는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예고한 대로 4월1일부터 일일 산유량을 1200만 배럴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지난달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가격 인하와 증산 예고 등을 통해 '유가 전쟁'에 나섰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달 30일 18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TI는 지난달 54%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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