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기엔 너무 아까워”…’쓰레기 대국’ 덴마크를 바꾼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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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기엔 너무 아까워”…’쓰레기 대국’ 덴마크를 바꾼 스타트업
  • 오성철 기자
  • 승인 2020.04.03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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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에서 얻은 단순한 아이디어로 사업화...판매자 소비자 모두 '윈윈'
KOTRA 덴마크 코펜하겐무역관
사진=Too Good To Go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한때 EU회원국 사이에서 ‘쓰레기 대국’으로 불렸던 덴마크는 최년 수년 새 가장 성공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 최초의 식당마감 할인 플랫폼인 ‘투굿투고(Too Good To Go)'가 자리잡고 있다.

KOTRA 덴마크 코펜하게무역관에 따르면 덴마크는 지난 2012년도부터 2017년도까지 5년 사이 1억 400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 감소 실적을 거두었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44억 덴마크 크로네(한화 7572억 4000만 원)에 달한다.

덴마크는 이 기간을 즈음해 EU회원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절감한 나라로 평가받아 왔으며 지금도 모범국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예전에 덴마크는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나라중 하나였다. Eurostat이 분석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덴마크는 2015년 기준으로 개인당 연간 쓰레기 배출량이 789 kg에 육박하여 EU 회원국중 개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1위였다.

그러나 이후 ▲소규모 단체를 만든 한 소녀로부터 시작되어 영향력 있는 비정부기구로 성장하는 ‘Stop Wasting Food’, ▲평범한 대학생들이 고안해낸 재활용 판지 쓰레기통 ‘드롭버킷(DropBucket)’,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손상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슈퍼마켓 ‘위푸드(WeFood)’ 등 최근 덴마크 내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며 변화의 폭도 커졌다.

이와 관련, 요즘 덴마크에서 가장 핫한 모바일앱은 2016년에 개발된 세계 최초의 식당 마감할인 플랫폼 '투굿투고(Too Good To Go)'이 있다. 이는 팔고 남은 음식을 처리하고 싶은 음식점과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서비스다.

이 스타트업의 탄생 비화는 의외로 단순하다. 설립자들이 뷔페에서 식사를 하는 도중 버려지는 남는 음식을 보고 “버려지기엔 너무 아깝다(Too Good To GO)”라는 생각을 떠올림과 동시에 사업 아이템으로 자리잡았고 편리하고 간단한 서비스로 오늘날 덴마크 내 남녀노소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투굿투고 모바일앱의 간편한 사용법. 지도검색→음식점 선택→온라인 결제→음식물 수령으로 모든 과정이 끝난다.

이용자는 먼저 가장 가까운 음식점을 지도 상으로 확인하고, 두번째 여러 선택지 중 희망하는 음식점을 선택한 뒤, 음식의 가격 및 수량과 픽업시간을 확인 후 결제하고, 마지막으로 결제와 동시에 발급되는 모바일 영수증을 지참하고 가게를 방문해 음식을 수령하면 끝이다.

판매자는 버려야 할 수밖에 없던 잉여 음식의 판매가 가능해졌고, 소비자는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음식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판매자에게는 추가적 수입을,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식사를, 더 나아가서 자연에는 음식물 쓰레기의 절감을 가져다주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긍정적 효과를 창출한 것이다.

투굿투고의 등장으로 덴마크 내에서만 470만 끼 이상의 식사를 확보하고 1100만 킬로그램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했다. 이는 승용차 한대를 약 38년 동안 운전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동일하다.

덴마크 총 인구 580만 명 중 약 31%에 해당하는 투굿투고의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고 Scandic, Irma, Kvicky와 같은 덴마크 내에서 영향력 있는 슈퍼마켓부터 작은 규모의 골목 식당까지 2300개 이상의 가게와 음식점이 모바일 앱에 등록돼 있다.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는 “투굿투고를 활용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기대할 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가 될 수 있었던 제품들을 판매함으로써 발생되는 추가 이윤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투굿투고는 지난해 유럽 스타트업 경진대회 Tech 5에서 1위에 오르면서 그 가치와 잠재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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