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가 본 코로나 리스크] ①금융·제조·항공 등 산업 전방위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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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가 본 코로나 리스크] ①금융·제조·항공 등 산업 전방위서 '흔들'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3.31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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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 건전성 악화에 유의해야…보험·카드 실적 감소 전망
제조업 핵심 '자동차·스마트폰', 공장 폐쇄되고 수요 줄고
항공·호텔, 국내외 하늘길 막혀 직격탄…"버틸 수 있을까"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삼정KPMG가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손희문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산업경기 둔화로 인해 한국의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주력 산업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삼정KPMG는 최근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산업별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산업중 금융과 자동차,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항공, 해운, 호텔, 패션·의류 등 전방위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은 산업분야. 표=삼정KPMG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은 산업분야. 표=삼정KPMG

우선 금융산업의 경우 삼정KPMG는 건전성 악화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높였다. 은행은 국내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율(NIM)이 감소하면 수익성이 악화하고 연체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산업은 운용 실적과 기업공개(IPO) 시장 경색, 해외투자 부문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노출액 관리가 필수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경기 침체 시 보험 산업은 신규 보험판매 감소, 해약 증가, 대출채권 연체율 상승, 자산운용 수익성 감소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경기 침체시 매출 영향을 많이 받는 카드 산업의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하고 가계 소득이 감소하면 매출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 차주 상환능력에 따른 건전성 악화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동차·디스플레이·스마트폰, 잇단 공장 폐쇄에 생상·공급 차질

삼정KPMG는 자동차산업에 대해 국내외 수요 위축과 부품 공급 차질, 직원 감염 리스크 등 3중고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의 신용평가사 S&P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중단과 판매절벽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35%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달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8.8%, 수출은 2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26.4% 감소했고, 이달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평균 가동률은 50~70% 수준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 및 해외공장 가동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중국의 생산 차질로 연쇄적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삼성KPMG는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우한은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대규모로 생산 기지를 건설하고 있던 지역. TV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기업도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중국에 납품하는 부품·장비 업계도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삼성KPMG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디스플레이 생산과 소비 물량이 모두 감소해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기업들이 생산에 차질이 생기며 국내 디스플레이 부품, 장비 업계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산업의 경우 당초 5G 활성화로 성장과 회복이 예상됐지만 중국의 생산 중단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했고, 시장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은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의 55%를 중국에서 담당하는데, 현지에 공장이 있는 애플과 화웨이에 큰 악영향이 예상되고, 이 가운데 화웨이의 경우 올해 1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122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삼정KPMG가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베트남과 인도로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이전했다. 그러나 양사의 인도 공장이 3월 말부터 셧다운에 돌입하고, 베트남도 확진자 증가하면서 생산과 공급 모두 피해가 불가하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으로 둔 국내 소재·부품 및 디스플레이 기업의 수출도 부진 예상된다고 삼정KPMG가 봤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을 종전 14억4000만대에서 13억3000만대로 7.6% 하향 조정했고,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역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예상치를 당초 전망 대비 10% 하향했다.

항공기 운항 편수 감소 현황. 표=삼정KPMG
항공기 운항 편수 감소 현황. 표=삼정KPMG

◆항공·호텔, 운항 막히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곡소리’

항공과 호텔은 코로나19 판데믹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큰 업종으로 꼽힌다고 삼정KPMG는 지적했다. 전 세계 항공사는 입국제한 및 여행객 감소로 대규모 매출 손실을 전망되고, 한국의 경우 코로나19로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가 100개국을 넘어가면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3월 3째주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기 전체 운항편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7% 감소했고, 저비용항공사(LCC)는 사실상 국제선을 운항하지 않고 있다는 것.

대형항공사(FSC)까지 한계상황에 직면했다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미국 유럽 노선 25개 중 9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운항 편수는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약 8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 편당 이용객 수 역시 큰 폭으로 떨어져 항공사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은 단축근무, 임금 삭감 등 비상경영 체제 돌입했다고 평가했다.

삼정KPMG는 호텔산업이 외국인 관광객 방문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따른 부대시설 이용제한 등으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봤다. 무엇보다 5성급 특급호텔의 경우 부대시설 수입 비중(2018년 기준 51.4%)이 높은데 세미나, 결혼식 등 각종 행사가 연기 또는 취소되고 있어 상당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상선

◆해운,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패션, 외모 가꾸기 포기에 소비 줄어

해운업계는 물류체계 혼란과 더불어 운송수요 감소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 중국 중심의 컨테이너 물동량과 철광석 소비량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올 1월 기준 극동~유럽 노선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특히 1월 20일 이후 상하이, 닝보항 등 중국항만의 항만 물동량이 일일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향후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후베이성 등 산업단지 내의 공장운영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해 원자재(철광석·석탄 등) 수요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의 철광석 소비량은 전 세계 65% 수준이기 때문에 드라이벌크 해운 부문은 심각한 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패션·의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외모를 가꾸기 위한 품목에 대한 소비 감소가 이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삼정KPMC는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나 자체 온라몰을 통해 의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인해 반사이익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라는 것. 

아울러 원부자재 수급 차질, 국제유가 하락, 세계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수출입 규모 또한 감소 추세다. 1~2월 의류·섬유 수입액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8.2% 감소했다. 올 2분기 섬유·의복·가죽제품 수출경기전망지수는 89p로 전분기 대비 9.1p 하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가 국내외 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기업은 ‘산업 기상도’를 점검하고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재무 유동성 관리와 세무 이슈 분석 등 비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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