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5G] ①시작은 폭발적이었지만…아직도 '무늬만 5G'
상태바
[벌써 1년 5G] ①시작은 폭발적이었지만…아직도 '무늬만 5G'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3.31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4월 3일, 5G 상용화 1주년
기대보다 저조한 품질에 미뤄진 500만 가입자
28GHz 주파수 대역폭·SA모드 상용화가 관건
전국망 촘촘히 깔리기 위해선 3년은 기다려야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라는 특성을 내세워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차세대 이동통신 5G가 내달 3일이면 첫 돌을 맞는다.

5G는 이론상 LTE의 최대 20배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예비 가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또 AI(인공지능)·빅데이터·IoT(사물인터넷)·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B2C·B2B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서비스 1년을 앞둔 지금의 5G는 사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도 5G가 제대로 터지지 않고, 실내에선 아예 불통이라는 불만은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5G를 활용한 콘텐츠의 개발도 더딘 편인데 요금은 LTE보다 비싸 사용자들은 더 나아진 점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불평이 많다.

이처럼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비판을 받아온 5G가 지난 1년 간 어떤 성과와 한계점을 보였으며, 앞으로 통신사들의 투자 규모와 서비스 방향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펴본다.

◆ 기대에 못 미친 서비스 품질, 미뤄진 500만 가입자

5G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2025년까지 5G 가입자가 15억8000만 명을 기록해 글로벌 전체 모바일 가입자의 18%를 차지하고, 약 1조 달러(1185조원) 가량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통신업계는 지난해 4월 5G 서비스 가입을 시작했을 당시 연말까지 150만명을 예상했다. 하지만 6월 중순께 이미 150만명을 달성하고 8월 한달에만 90만명 가까이 가입하는 등 기대 이상의 호응이 터져 나오자 업계는 3배가 넘는 500만명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5G 데이터 트래픽도 폭증했다. 5G 상용화 첫 달 트래픽은 5938TB(Terabyte)였으나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무려 17.7배 늘어난 10만5073TB였다. 1인당 평균 사용량 27GB(Gigabyte)는 LTE 가입자 평균 9.66GB에 비해 약 3배 가량 많다.

이처럼 5G의 확산은 거칠 것 없어 보였지만 11월 가입자 수는 8월에 비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4분기 들어 기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가입자가 많아졌지만 동시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라는 입소문도 급속도로 퍼졌고, 통신망 구축도 예상보다 더뎠기 때문이다. 결국 이때부터 가입자 증가 추세는 줄어들었고, 지난 1월에는 29만명이 가입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국 지난해 가입자 수는 466만명으로 통신 업계의 목표였던 500만명 달성은 실패했다. 다만 지난해 1월 말 기준으로 495만명으로 집계됐기 때문에 3월 현재 달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28GHz 주파수 대역폭과 SA모드의 필요성

5G 가입자들이 '반쪽짜리 서비스'라고 느낀 이유로는 현재 상용화된 5G가 '진짜 5G'라고 보기엔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당초 5G가 LTE보다 최대 20배까지 빠르다고 알려졌지만 통신사들의 실측결과 대체적으로 3~4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본적으로 주파수의 차이와 SA·NSA(스탠드 얼론·논 스탠드 얼론)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현재 서비스 중인 5G망은 3.5GHz 대역의 280MHz 주파수를 사용한다. 이통 3사는 각각 80~100MHz씩을 할당 받았다. 그런데 28GHz 대역에서는 2400MHz 주파수를 할당 받고, 각사별로 800MHz 대역폭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최대 20배'라는 설명은 3.5GHz보다 약 10배 정도 넓은 28GHz 주파수 대역폭에 해당한다.

또 지금의 5G는 NSA(비 단독모드)다. LTE와 연동되기 때문에 통신망 전환에 따라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지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SA(단독모드)는 LTE와 연동없이 5G만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속도가 더 빠르다.

이통3사는 올해 하반기 28GHz·SA 상용화를 목표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들도 이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하반기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자료 제공=김경진 의원실
자료 제공=김경진 국회의원실

◆ "5G망 전국 커버, 최소 3년은 걸릴 듯"

28GHz 대역의 주파수는 회절성(휘는 성질)이 약해 벽 같은 장애물을 우회하거나 피하기 어렵다. 도달거리도 3.5GHz에 비해 짧다. 때문에 촘촘한 기지국 설치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대체적으로 기지국의 갯수가 5G 품질과 비례한다. 

그렇다고 28GHz를 지원하는 기지국만 설치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3.5GHz 대역의 주파수가 더 멀리 퍼지고 회절성도 높아 장애물을 우회하기 쉽기 때문에 28GHz보다 커버리지는 훨씬 더 넓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거나 교통 밀집 지역에는 28GHz 기지국을 집중적으로 설치하고, 비교적 넓은 광장이나 인구가 적은 곳에는 3.5GHz 기지국을 확충해 5G 커버리지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경진 국회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공받은 5G 기지국 준공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5G 기지국은 총 9만2840개다. 이는 1년 전 3만 5851개에 비해 3배에 살짝 못 미치는 숫자다.

지난해 CAPEX 비용 8조 7000억원 가량을 투자했던 통신사들은 올해 5G 설비를 더욱 확충할 방침이다. 우선 상반기에만 당초 계획했던 2조7000억원보다 50% 많은 4조원을 5G 통신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전국에 5G망이 촘촘히 깔리기까지는 적어도 수년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상용화를 시작할 당시 통신업계와 정부는 연말까지 기지국 숫자를 20만개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10만개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LTE 기지국 80만여 개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이 업계 관계자도 "올해 말까지는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최대 60% 정도의 커버리지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음영이 있는 지방까지 5G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체감하려면 최소한 3년은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과기정통부가 올해부터 처음으로 실시하는 5G 품질 평가 계획표를 봐도 알 수 있다.

본래 과기정통부는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를 매년 1번씩 실시했다. 하지만 5G망에 대한 이용자들의 비판을 수용해 보다 정확한 품질을 평가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상·하반기 2차례 실시한다.

우선 인구 밀집지역부터 시작해 지역과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 1단계로 올해 상반기에는 서울시와 6대 광역시를, 하반기에는 주요 85개시의 주요 행정동에서 실시한다.

그리고 2단계는 2021~2022년 주요 85개시의 전체 행정동으로 확대한다. 전국 행정구역(읍·면·동 포함)으로 넓히는 시기인 3단계인 2023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이용자에게 정확한 5G 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통신사가 시장에서 보조금 경쟁이 아닌 5G 네트워크 투자 경쟁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적극적인 네트워크 투자를 유도해 5G 서비스 품질제고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