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달 1일부터 소상공인 1.5% 대출...사업장별 3천만원 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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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내달 1일부터 소상공인 1.5% 대출...사업장별 3천만원 한도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3.30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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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돌은 신용 1~3등급 우선 승인
저신용등급 소상공인은 기업은행에서
다음달 1일부터 시중은행에서도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3천만원 한도까지 연 1.5%의 이율로 대출을 지원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다음달 1일부터 시중은행에서도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됐다. 은행권을 비롯한 전 금융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기존 대출에 대해 원금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 상환을 유예해준다. 

은행업계는 지난 29일 다음달 1일부터 시중은행에서도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3000만원 한도까지 연 1.5%의 이율로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초저금리 대출은 소상공인진흥공단과 기업은행 위주로 진행돼왔다. 시중은행의 이번 초저금리 대출이 가능해진 이유는 정부의 관련 자금 출자 덕분이다. 

지난 19일 정부는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조치 지원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중 일부 자금을 통해 시중금리와의 차이를 정부가 80% 지원하는 이차보전 대출을 시행키로 했고 시중은행들이 20%를 자체부담하기로 합의하면서 세부사항이 정리됐다. 

이번 시중은행의 초저금리 대출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은행 간 불필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연합회 경비부담률에 따라 은행별 초저금리 대출 취급 규모가 할당됐다. 

코로나19로 직·간접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초저금리 대출이 시행되지만 부동산 임대업 및 매매업, 향락·유흥업종 등은 제외된다.

연 1.5% 초저금리 적용기간은 1년으로 담보나 보증도 필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출 과정에서 검토 항목이 대폭 축소되며 소요시간이 줄어들었고 5일내 신속한 대출이 가능해졌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이번 시중은행 대출에선 신용등급이 1등급∼3등급인 고신용등급 소상공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중·저신용등급은 기존과 같이 기업은행이나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초저금리 대출을 이용해야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해 신용평가(CB)사의 신용등급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대출 신청을 원하는 사업자는 개별 은행에 상담해 대출이 가능한지를 물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KB국민은행은 전체 13개 등급 중 3등급 이상, 신한은행은 전체 21개 중 8번째 등급 이상 BBB+ 등급 이상, 우리은행은 신용평가사의 3등급 이상 또는 자체 등급인 소호(SOHO) 6등급(전체 10개 등급) 이상을 이번 대출 대상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보험,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전 금융권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기존 대출에 대해 최소 6개월 이상 원금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 상환을 유예한다.

기존에 원리금 연체가 있거나 자본 잠식 등과 같은 부실이 있었던 경우는 해당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다만 올해 1월∼3월 이자 연체분은 연체해소가 이뤄지면 지원 대상이 된다.

원금 만기 연장 또는 이자 상환 유예 대상이 되는 대출은 상환 기한이 9월 30일까지인 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보증부대출도 포함되나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대출이라도 역시 부동산 임대·매매업과 불건전 업종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시중은행별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기간이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은 원금 만기 연장은 최장 1년까지, 최고 1.0%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6개월 이상 1년 이내에서 고객과 협의 후 만기 연장을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최소 6개월 이상에서 최장 제한을 두지 않고 유연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는 원칙적으로 영업점을 방문해 신청해야 하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만기 연장에 대해서 비대면 접수를 허용했다.

대부분 은행은 전화로 신청을 받아 대출 신청을 처리하고 필요한 서류를 추후 제출받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법인 고객은 인터넷뱅킹으로, 개인 고객은 인터넷·모바일뱅킹으로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은 30일 일선 영업점에 본부부서 직원을 파견해 원활한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 대출이 시행되며 대출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고 신속한 금융지원을 위해 기업대출 경험이 많은 본부직원을 각 영업점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며 "대출신청 증가로 업무 부담이 가중된 54개 영업점을 우선으로 60여명의 본부부서 인력을 파견해 최대한 빠른 금융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시중은행의 초저금리 대출은 일정 신용등급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출신청에 어려움을 겪을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연합회 관계자는 "다음달 1일부터 시중은행이 소상공인 직접대출을 시행한다고 하지만 어느정도 신용등급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수준"이라며 "신용도가 낮은 사업자들은 여전히 소상공인진흥회 등을 찾을 수밖에 없어 새벽부터 대출창구 앞에서 기다리는 분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출 담당 소진공 센터들이 예약 시스템을 운영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노력을 통해 상황이 다소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라며 "'선 대출, 후 심사'하는 방식 등의 대출심사 과정 축소 방안을 도입해 도움이 필요한 사업자들이 즉각 지원 받을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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