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봉쇄 풀린 후베이성..기쁨과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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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만에 봉쇄 풀린 후베이성..기쁨과 우려 교차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26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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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태 증명서 및 각종 서류 갖추면 후베이성 검문소 통과
내달 8일 봉쇄 해제되는 우한 지역도 버스 등 정상 운행 시작
일부는 성급한 정상화 수순에 우려 목소리 내기도
중국 방역요원들이 후베이성 우한의 지하철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방역요원들이 후베이성 우한의 지하철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25일 중국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의 봉쇄가 해제됐다. 봉쇄 조치를 시작한 지난 1월23일 이후 두달만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후베이성에 대한 봉쇄 조치를 해제하면서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 지역은 내달 8일 봉쇄 해제를 앞두고 있다. 우한 지역에서도 25일부터 117개 노선의 시내버스가 다시 운행을 시작하고, 28일부터 전철이 다시 운행되는 등 점차 정상화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FT "건강상태·각종 서류 제출해 후베이성 밖으로"

지난 2개월간 후베이성에 발이 묶였던 항저우 출신 리쿤씨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후베이성의 봉쇄가 해제됐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항저우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아내도 항저우에 머물고 있고, 회사에서도 빨리 돌아오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씨는 후베이성 검문소를 통과하기 위해 그가 항저우에 위치한 회사에 고용돼 있고, 그 회사가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는 증명서를 제출했다.

그가 항저우가 위치한 저장성에 진입하자, 그의 이동경로를 확인하려는 경찰과 지방정부 관계자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리 씨는 "사생활은 없긴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익숙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위치한 대학에 재학중인 왕하오제씨는 대학이 아직 개강하지 않아 후베이에 위치한 자택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마침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기뻐하면서도 "아직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황인데 많은 이들이 경계를 늦추고 있어 제2의 확산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후베이성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코로나19 에 걸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검진 비용은 150위안(약 2만5000원) 수준이며, 이 중 절반은 정부가 부담한다. 

FT에 따르면, 현재 이를 위한 검진 예약은 쉽지 않은 상태다. 한 주민은 웨이보를 통해 "검사를 받으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한 지역의 봉쇄 조치는 아직 해제되진 않았지만 서류를 갖추면, 현 시점에서도 이동이 가능하다. 

우한의 한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동겐 씨는 우한까지 들어가는 버스에 탑승하면서 체온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었으며, 지문을 스캔했다. 

그는 "여행금지 조치가 완화되는 것이 큰 변화를 가져올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건강하다는 인증과, 관련 서류 작업을 해 놓으면 이동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고 말했다. 

항저우에 돌아간 리 씨는 아내와 함께 정상 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웃들의 경계심은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는 "아직도 후베이 출신의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은 남아있다"면서 "내 이웃들은 내가 바이러스 보균자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나는 그들을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NYT "성급한 정상화 수순..제2의 확산 올까 우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성급하게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은 중국 일상생활의 완전한 재개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다시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홍콩대학 감염학 전문의인 말릭 페이리스 박사는 "우리는 일상생활이 정상화될 경우 제2의 확산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 점을 의식하고 감시해 필요할 경우 각종 조치에 다시 나설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양성 반응을 보였다 해도 발열 및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확진 사례로 공식 집계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양성이면 모두 확진 사례로 봐야 한다는 지침과는 배제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중국 내 무증상 감염자는 4만3000여명에 달하지만, 이들은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서 빠져있다. 

페이리스 박사는 "무증상 감염자들은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우려 요인"이라면서도 "증상이 전혀 없는 수천명의 사람들을 검사해 무증상 감염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무증상 환자의 위험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 상태다. 

준유우 연구원은 "지금까지 알려진 무증상 감염 사례는 모두 확진자와 가까운 접촉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확진자가 아니더라도 이들을 면밀히 감시하고 격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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