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이어 외환규제 완화까지...정부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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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이어 외환규제 완화까지...정부 '속전속결'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3.26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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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거시경제금융회의서 확정
외화 LCR비율 80%에서 70% 낮춰
은행 1천만달러 이상 차입시 0.1% 부담금 한시적 면제
다음주부터 한미통화스와프 600억불도 들어와
정부가 외환시장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 방안을 내놨다. 사진제공=itl.cat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정부는 26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 외화유동성 현황을 점검하고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선 외화 LCR(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을 현행 80%에서 앞으로 3개월간 한시적으로 70%로 낮추고 외환건전성 부담금 납입도 한시적 면제와 분할납부비율 조정 등을 통해 경감시켜주기로 했다. 

지난 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선물환포지션 한도도 25%상향 조정, 은행들이 외화자금 수급을 보다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외화 LCR 규제비율, 3개월간 80→70%로 완화

정부는 금융기관의 외화 LCR 규제비율을 80%에서 3개월간 한시적으로 70%로 낮춘다. 이는 금융기관들의 외화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다.  

LCR비율은 은행이 향후 30일동안 순외화 유출대비 고유동성 외화자산을 비율로, 외화관련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현재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외화 자산이 지급해야할 외화의 80%이상을 유지해야 했지만 한시적 이를 70%로 낮춰 준 것이다. 이를 통해 은행은 외화유동성이 커진 셈이다.  LCR규제 완화는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현행 LCR규제비율은 80%이지만 국내 시중은행과 특수은행들은 모두 100%이상의 LCR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의 관계자는"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 평균 '외화 LCR 비율'은 128.3%로 대체로 양호했다“며 ”다만 외국인 주식 자금 관련 수요 등으로 일시적 쏠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차 커진 상황에서 정부의 선제적 조치로 외화유동성에 숨통이 틔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통 분기말에 규제를 맞추기 위해 은행들은 달러확보에 열을 올렸으나, 이번 규제완화로 달러확보에 대한 압박이 다소 줄었다"며 "고유동성 자산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해당 여유분을 기업에 빌려줄 수 있는 부분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환건전성 부담금 6월까지 납입면제

이날 회의에선 또 다음달부터 6월까지 3개월간 비예금성외화부채 잔액에 대한 부담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금융기관이 단기 차입금으로 대표되는 비예금성 외화부채(단기 차입금)를 보유할 때 차입금의 0.05%(5bp)~0.1%(10bp)를 부담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비예금성외화부채 잔액 1000만달러 이상인 경우 잔존만기 1년 이하의 비예금성외화부채에 은행은 0.1%, 증권, 카드, 보험사 및 지방은행은 0.05%의 요율이 적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면제기간 이후 부담금 부과시 현재 운영중인 2회 분할납부의 비율을 조정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는 2회 분할납부시 5대5 비율로 회차별로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회차별 1대9 비율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 부과된 부담금의 90%를 내야하는 2회차 납입기한도 현행 회계연도 종료이후 10개월내에서 12개월 내로 연장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담금이 한시적으로나마 면제되면서 금융기관들이 외화를 차입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사업연도 종료일로 부터 5개월 이내에 50%에 해당하는 분담금을 내야했던 금융사들도 이번 조정을 통해 납입부담을 한시적으로나마 덜게 됐다"고 말했다.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이와 함께 정부는 지난 19일부터 은행에 대한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25%로 상향조정 했다.

은행은 통상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외화를 주고 원화를 빌려오는 방식으로 외화 자금을 공급하는데 공급량이 커질수록 선물환 포지션값도 오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선물환 포지션의 한도를 높이면 스와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외화 규모 자체가 커져 유동성이 확대된다" 며 "은행의 외화 자금 공급 여력이 확대되면서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전세계적으로 달러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외화유동성 여건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는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시장상황 변화에 맞추어 외환건전성 제도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 스와프 자금이 내주중 국내에 들어와 국내 외환시장 안정에 제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주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통화스와프 계약서를 작성하고 내주중 자금을 공급하는 일정을 목표로 실무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이 제공하는 600억 달러는 몇 차례 걸쳐 나눠서 공급받기로 되어 있으며 1차 공급에서 상당 규모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며칠 사이 국내 외환시장이 차츰 안정을 찾고 있는 만큼, 600억달러 전부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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