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단숨에 1700선 진입...'롤러코스트 증시' 투자전략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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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단숨에 1700선 진입...'롤러코스트 증시' 투자전략 어떻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25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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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변동폭 5~8% '출렁'...글로벌 증시 반등세
'바닥’ 통과 기대감에 낙폭과대주 및 성장주 주목
“코로나19 사태 불확실성 여전”...신중론도 만만찮아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주요국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변동성이 계속되더라도 장기적 시각에서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파장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4.79포인트(5.89%) 오른 1704.7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수가 1700선을 넘은 건 지난 16일 이후 처음이다.

종가 기준 지난달 28일 1987.01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이달 19일 1457.64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20일 하루 만에 7.44%가 오르더니 다음 거래일인 23일 5.34% 하락하는 ‘롤러코스트’ 장세가 펼쳐졌다. 24일엔 다시 8.60%나 뛰며 1600선을 회복했고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발(發) 경기 부양책 발표에 글로벌증시가 급한 불을 끄고 반등을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은 지난 23일 ‘무제한’ 양적완화(QE)를 비롯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 정책을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 최근 바닥권 특성 나타나…장기적 매수 전략 의견도

한국 증시에서는 24일 문재인 정부가 100조원 규모 기업 긴급 구호자금 투입 계획을 밝히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여전히 전세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부양책이 최소한의 ‘안전판’을 만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들이 공포에서 조금씩 벗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 시각에서 매수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시하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며칠간 주식시장은 악재에 둔감한 흐름을 보이면서 ‘바닥권’ 특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위험 지표들이 최고 수준인 데다 외환시장 안정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바닥 형성 가능성이 커졌고 저점 매수 전략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가장 먼저 주목받는 건 역시 낙폭과대 종목들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업종과 제약‧바이오업종, 금융업종 등의 하락폭이 컸다. 반등세가 계속되기는 어렵더라도 악재가 모두 반영된 만큼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이들 업종의 기술적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성장성이 부각된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 등의 게임‧인터넷업종을 추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미국에선 인터넷, 클라우드서비스, 이커머스 성장 기대감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알리바바 등의 매출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점차 하락세가 진정되고 상대적으로 탄탄한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며 “특히 제약‧바이오업종과 게임‧인터넷 업종은 경기 영향을 덜 받을 뿐 아니라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직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하락장 속에서도 주가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접근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셀트리온, 엔씨소프트, 한샘 등이 연간 주가수익률 플러스(+)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이들 종목은 연간 주가수익률이 50% 이상을 기록하며 주도주 역할을 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유는 다르더라도 현재 주가수익률이 플러스인 기업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위기에서 살아남으면 향후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추가 조정 가능성…무조건 매수는 아냐”

아직은 글로벌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엔 섣부르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미국‧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실물경제 충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로선 기대하던 ‘V자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단기적 접근으로는 실익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누그러지려면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 이후에야 실물경제 충격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확산세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유럽의 신규 확진자‧사망자 증가 속도다. 즉 이들 지역의 확산세가 잠잠해지지 않으면 글로벌증시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백신‧치료제 개발 여부가 구체화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하락이 과도했으나 위험자산 보유 투자자에게 인내를 강요하기엔 추가 조정의 두려움이 있다”며 “현 시점에선 우선 추세 전환에 필요한 변수를  먼저 살피면서 분할 진입 전략과 함께 자산 간 배분을 통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분기 실적 발표에 이어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 국가‧업종별 차별화를 통한 선별적 매수 전략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의 한 축인 외국인이 꾸준히 주식을 팔고 있는 점도 부담스럽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360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며 지난 5일 이후 15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했다. 이 기간 매도 규모는 10조2133억원에 달한다. 아직 외국인의 수급 전환을 기대하기엔 무리인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진정 이후에도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다. 당분간 투자자들의 시선을 펀더멘털(기초체력) 충격 강도와 경기 부양책 효과, 주가 밸류에이션 수준 등으로 향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나타내는 경제지표‧실적 등이 시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추측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향 조정된 1분기 실적 전망치와 달리 3‧4분기 전망치는 연초 수준을 유지되고 있어 현실성이 결여돼 있다”며 “1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 경우 2분기 이후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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