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몸살…한국은 '이상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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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 몸살…한국은 '이상 無'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3.24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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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역으로 묶인 유럽 인터넷, 최대 75% 트래픽 증가
글로벌 OTT업체들, EU 권고로 스트리밍 영상 화질 낮춰
미국도 인터넷 사용량 증가, 다만 아직 감당할 수준
국내 트래픽 증가세, 최대 용량의 절반 가량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며 수많은 사람들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들은 재택 근무를 시행하거나 홈스쿨링으로 등교를 대신하고 있으며 여가시간 마저 집 안에서 보내고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 트래픽이 늘어나며 온라인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결국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주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이 영상 품질을 낮춰 인터넷 정체 방지에 나선다.

다만 국내 인터넷망은 통신사들이 보유한 트래픽 용량이 여유가 있어 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하자 EU가 글로벌 OTT 업체들에게 영상 화질을 낮출 것을 권고했다. 넷플릭스·유튜브·페이스북 등이 이를 수용하고 데이터 전송률을 낮췄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하자 EU가 글로벌 OTT 업체들에게 영상 화질을 낮출 것을 권고했다. 넷플릭스·유튜브·페이스북 등이 이를 수용하고 데이터 전송률을 낮췄다. 사진=연합뉴스

◆ 넷플릭스·유튜브·페이스북 등, 유럽 내 스트리밍 전송 화질 낮췄다

24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유럽연합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고려해 앞으로 30일 간 유럽 내 스트리밍 전송률을 낮춰야 한다고 OTT 업체들에게 전했다. 로이터는 "스트리밍 비디오는 고정 및 모바일 네트워크의 트래픽의 6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클라우드 및 사이버보안 업체 클라우드페어의 자료를 인용해 유럽에서 가장 피해가 큰 이탈리아의 경우 2월 20일 이후 지난 15일까지 일일 트래픽이 최대 40%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이탈리아의 통신업체인 텔레콤이탈리아는 "지난 주말 사이 가정용 광대역 및 모바일 사용량이 75%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다음으로 피해가 큰 스페인도 비슷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광대역으로 묶인 유럽대륙은 지역이나 국가별로 네트워크 인프라가 다르기 때문에 네트워크 특성상 전체적으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이에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한 결과 앞으로 30일간 유럽에서 화질을 떨어뜨려 데이터 전송량을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존 HD급 화질을 SD로 낮춰 480p 해상도를 유럽 내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유튜브도 동참했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와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는 유튜브는 성명을 통해 "EU 내 모든 트래픽을 일시적으로 표준 정의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경우 670p 해상도 기준으로 화질을 낮추기로 했다. 아마존프라임서비스는 명확하게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데이터 전송률을 낮추는데는 동의했다.

페이스북은 자매 사이트 인스타그램과 함께 스트리밍 품질을 낮췄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특히 메신저 프로그램인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 통화량이 평소의 2배"라며 "이처럼 최근의 페이스북 사용량 증가 폭은 1년 중 가장 사용량이 많은 새해 전야를 능가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월트디즈니는 프랑스에서 '디즈니플러스'를 24일 론칭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2주 후로 연기했다. 동시에 향후 모든 시장에서 전체 대역폭 활용률을 최소 25% 이상 낮출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인터넷 트래픽 사용량이 올림픽이나 슈퍼볼 시즌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내 인터넷 트래픽 사용량이 올림픽이나 슈퍼볼 시즌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미국 내 트래픽, 올림픽·슈퍼볼 시즌 수준

미국의 역시 유의미한 수준의 트래픽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통신사들은 트래픽 제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되 비상 상황에는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넷에 따르면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3월 12일부터 19일까지 웹 트래픽이 22% 상승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인터넷에서 대역폭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가 12% 증가했고, 온라인게임이 75%, VPN(가상사설망)은 30%씩 급증했다.

또다른 통신사인 AT&T의 경우 지난 주말 데이터 트래픽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넷플릭스 이용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튜 프린스 클라우드페어 CEO는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트래픽 최대 사용량은 40% 증가한 듯 하다. 이는 슈퍼볼이나 올림픽 같은 큰 행사가 있을때 늘어나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네트워크의 과부하를 감지할만한 데이터나 대기 시간, 패킷 손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스 베스터베리 버라이즌 CEO는 "우리는 늘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에 잘 대비해 왔다”면서 "최근 한 주 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변신을 했다"면서 데이터 증가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시사했다.

버라이즌과 AT&T, T-Mobile 등 통신사들은 추가 용량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위성 TV업체와의 거래를 승인 받았다.

24일 과학기술정통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인터넷 등 통신 트래픽 증가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통신사 용량의 절반 수준으로 아직은 여유가 있다. 사진제공=과기정통부
24일 과학기술정통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인터넷 등 통신 트래픽 증가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통신사 용량의 절반 수준으로 아직은 여유가 있다. 사진제공=과기정통부

◆ 국내 인터넷 사용량, 최대 트래픽 용량의 45~60% 수준

국내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증가 추세다. 하지만 국내는 인터넷 서비스 축소나 중단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과학기술정통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인터넷 등 통신 트래픽 증가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해외에서 인터넷 사용량 폭증으로 서비스 중단 사태가 빚어지자 국내 ICT 인프라 현황을 살펴보기 위한 자리였다.

이에 따르면  3월 스트리밍 이용 증가로 인터넷 트래픽은 13% 가량 늘었고, 게임·클라우드·메신저 등의 이용량도 조금씩 늘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트래픽 증가량은 국내 통신사가 보유한 트래픽 용량의 45~60% 정도로 당장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전체적인 망 용량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국지적,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증가하여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국민생활과 경제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 주고, 장애 발생시 정부와 신속히 상황을 공유해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넷플릭스 서비스 역시 그대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유료 계정이 많지 않기 때문에 트래픽에도 큰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집계된 유료 구독 계정 숫자에 따르면 ▲APAC(아시아 태평양) 1623만건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5178만건 ▲LATAM(라틴 아메리카) 3142만건 ▲UCAN(북미) 6766만건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트래픽이 어느 구간이나 시간에 폭증하는 게 아니고 고르게 상승하는 분포이기 때문에 대응이 용이하다"면서 "해외 OTT 서비스도 (전체에서)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별 다른 변화는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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