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에 쏟아지는 찬사..美 기업에 생명줄 던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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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에 쏟아지는 찬사..美 기업에 생명줄 던져줬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24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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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기구 통해 회사채·ETF 매입 방침
중소기업에 직접 대출하는 방안도 조만간 발표할 듯
실물경제 붕괴가 경기침체 연결되는 나비효과 차단 효과
월가 "완전히 신세계가 열린 것"..일제히 호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파격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파격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달라졌다. 전례없이 공격적인 대책을 내놨다. 달러는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고 하고, 별도 기구를 통해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겠다고 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필요로 하는 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겠다고 했다. 

연준의 파격 발표에 모두가 놀랐다.

틈만 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격해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브리핑에서 "나는 파월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제롬, 굿 잡(Good job)'이라고 말했다"며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월가의 시장 관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CFRA의 토드 로젠블러스 ETF 및 뮤추얼펀드 담당 헤드는 "와우(Wow)"라며 "완전히 신세계가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MUFG 유니온은행의 크리스 러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에게 얼마나 살 건지 묻지 마라"면서 "이것은 진정한 무한대"라고 환호했다. 

월가, 전례없는 파격 조치에 환호..왜?

연준의 파격적인 발표 직후 시장은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월가는 환호했다. 월가의 평가대로 전례없는 파격 조치인데다, 그간 시장이 우려해온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렇다. 먼저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겠다고 했다. 기축통화를 보유한 연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역시 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공황 때에는 헬리콥터로 돈을 살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이 붙은 벤 버냉키 전 의장. 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맞서 강력한 양적완화정책으로 대응했다. 그가 파격 조치를 내놓았을 당시에는 일각에서 강도 높은 연준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제2의 대공황'을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띄운 '돈 뿌리는 헬리콥터'가 금융위기의 불길을 잡았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버냉키 전 의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달러 찍어내기와 동시에 회사채와 ETF 매수에 나선 것이다.

파월 의장이 버냉키 전 의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실물경제마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법에 따르면, 연준은 은행이 아닌 개인이나 기업에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제공할 수 없다. 그래서 별도 기구를 설치해 간접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세컨더리마켓 기업 신용기구(SMCCF)를 설치해 투자등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와 ETF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채권시장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얼마나 지속될지, 얼마나 심각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서도 경계심을 유지해왔던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준은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채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수단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은 물론 기업들도 안심시키고 있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미 기업들에게 직접 관여..나비효과 막겠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기업들은 매출이 급감하면서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회사를 정상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부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셸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기업들은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거나 신용 거래가 끊기면 근로자를 해고해야 하고, 이는 실물 경제가 더욱 심각해짐을 의미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경기 침체는 더욱 심화되고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더 많은 해고와 더 많은 사업 실패로 연결돼 또다른 경제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연준은 바로 이 '나비 효과'를 차단하고 나선 셈이다.  

투자등급 기업의 회사채와 ETF를 사들이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에 직접 대출할 수 있는 메인스트리트 비즈니스 대출 프로그램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메인스트리트란 월가가 아닌 일선 기업들을 의미한다. 

연준이 이전에도 제로 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낮추고, 유동성 공급 조치를 발표해왔으나, 이것이 과연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연준의 잇단 조치에도 뉴욕 증시가 곤두박질친 것 역시 이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 방안은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금융시장 뿐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중대한 개입을 발표함으로써 메인 스트리트(일선 기업들)에 생명줄을 던졌다"고 평가했다. 

톰 시몬스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 역시 "연준이 중소기업에 대해 직접 대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점은 분명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전세계 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이 신용경색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해왔다.

이번 연준의 조치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자금 조달과 관련한 어려움이 해소된다면 유동성 위기가 신용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낮아진다. 주요 언론과 경제학자들이 연준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안 폴릭 CIBC 애널리스트는 "연준은 현재의 유동성 위기가 신용 위기처럼 더 해로운 것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켓워치는 "많은 전문가들이 금융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준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약속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 로우 FHN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의회가 망설이는 동안 연준은 계속 일을 해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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