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전망] 못 말리는 ‘달러 사재기’…달러 강세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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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전망] 못 말리는 ‘달러 사재기’…달러 강세 계속될 듯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22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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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유동성 선호 현상
美 연준 통화스와프에도 달러인덱스 102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달러 사재기’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완화되고 시장의 불안감을 누그러뜨릴 만한 정책이 나와야 달러 가치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은 1246.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전일 대비 39.2원이나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016년 당시 기록한 고점 수준(종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로 1240원~1300원을 제시했다.

◆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달러만 산다’

연준의 달러 유동성 공급 의지에도 달러 가치는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앞서 연준은 지난 19일 한국 등 9개국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0일에도 102.76를 기록했다. 전일 3년 만의 최고 수준이었던 103 부근에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친 것이다. 강(强) 달러 현상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9일 달러인덱스는 95 수준에 불과했다.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세에 달러 가치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다른 경기 침체, 신용 위기 등의 우려가 높아지는 탓이다.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시장의 관심은 오직 ‘현금화’에 쏠리고 있다. 즉 극단적인 유동성 선호 현상이다.

특히 달러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금을 비롯해 미국 국채, 엔화 등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달러에 밀리면서 가치가 급락했다. 그만큼 달러 수요만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CNBC는 기업과 금융기관, 투자자들이 달러로 몰리는 현상을 가리켜 “소비자들이 화장지로 달려가듯이 기업들과 금융기관, 투자자들은 필요 이상의 달러를 사재기하고 있다”고 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달러를 제외한 모든 통화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불안감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원화를 비롯한 신흥국통화는 약세 흐름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선호 현상으로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했다”며 “전통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 일본 엔화 등의 가치도 동시에 떨어지는 건 극단적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달러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 外人 국내증시 매도세에 배당 역송금 수요까지

국내증시 외국인 매도세가 멈추지 않는 점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20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9조1527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배당 역송금을 위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달러 수요 또한 원‧달러 환율에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외국인은 배당을 받으면 달러로 바꿔 본국으로 보내거나 국내 증시에 재투자한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증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만큼 역송금 수요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역송금 수요는 3월 말부터 다음달까지 집중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 달러 현상이 진정되려면 글로벌 금융시장 공포심의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즉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당분간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와 백신 개발 소식 등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 자금시장의 신용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앞서 연준은 기업어음(CP) 매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대부분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사실상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유동성이 부실자산으로 유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신용스프레드뿐 아니라 리보-OIS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등 달러 유동성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통화 약세와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투기등급에 대한 대응 방안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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