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공장門 닫은 현대차…생산·수요 절벽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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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공장門 닫은 현대차…생산·수요 절벽 가시화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3.20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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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에 확진자 발생
조지아 기아차 공장은 엔진공급 중단으로 폐쇄
체코·슬로바키아 공장도 이동 통제로 2주 중단
생산은 물론 수요 하락까지 가시화
현대차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미국 앨라배마 주의 공장을 중단시켰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미국 앨라배마 주의 공장을 중단시켰다. 사진은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미국과 유럽으로 퍼진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결국 현대·기아 자동차의 미국 공장과 유럽 공장이 전면 중단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8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가동을 일시 중단시켰다. 

엘란트라(아반떼)·쏘나타·싼타페를 만드는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은 북미 판매량의 절반 가량인 연간 40만대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췄다. 지난해 33만5000대를 생산했다.

인근에 있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 역시 멈췄다. 이곳은 연간 34만대 가량을 생산하며 쏘렌토·K5·텔루라이드 등을 담당한다. 지난해에는 27만4000대를 생산했다. 당초 기아차는 밀려있는 텔루라이드 공급을 위해 조지아 공장을 가동하려 했다. 그러나 엔진을 공급하는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이 문을 닫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조지아 공장을 폐쇄하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앨라배마 주 방역당국과 논의해 생산 재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자동차 공장들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됐다. 이미 폭스바겐, 르노·닛산, 피아트 크라이슬러, 페라리 등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공장 문을 닫은 가운데 현대·기아차까지 '셧다운' 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2주 동안 현대차의 체코 공장과 기아차의 슬로바키아 공장을 가동 중단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의 제한 조치에 동참하기 위한 것으로 유럽 국가간 국경 폐쇄로 인한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까지 고려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체코 정부와 슬로바키아 정부는 각각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다.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 입금 금지, 입국자 2주 격리, 교통편 제한, 임시 휴교, 주요 사유를 제외한 통행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각국이 출입국 통제에 나서면서 물류 트럭들이 통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각국이 출입국 통제에 나서면서 물류 트럭들이 통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생산 중단·수요 감소…"연간 판매 10~20% 영향 예상"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도합 593만여 대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중 20% 정도 되는 약 126만대가 이번에 가동이 중단된 공장들에서 생산됐다. 때문에 올해 현대차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송선재 하나금융그룹 애널리스트는 올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 전망을 기존 453만대에서 418만대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달 90% 가까이 감소한 중국 판매량을 크게 반영한 부분이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돼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송선재 연구원은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2000억원에서 8400억원으로 30% 줄였는데 더 떨어지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위기가 자동차 시장에서 급격한 수요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동이 통제당하면 자동차에 대한 필요성은 자연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생산보다 더 큰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로이터 통신은 "사실 공급은 초과 상태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다. 생산 손실은 나중에 복구할 수 있다"라며 "실제 문제는 수요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사지 않고 있으며 3월 판매량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현지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와의 인터뷰에서 "단언하긴 어렵지만 지금 상태로 간다면 연간 판매가 10~20%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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