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도 소용없다’…코스피 5%↓, 1600선도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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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도 소용없다’…코스피 5%↓, 1600선도 무너져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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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0거래일째 매도세...10년 전 수준으로 되돌림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이 줄줄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암운을 걷어내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7)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공포심을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위험자산은 물론 안전자산까지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1.24포인트(4.86%) 내린 1591.20으로 마감, 6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종가는 2010년 5월 26일(1582.12)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난 5일 이후 10거래일째 이어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892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열흘간 누적 순매도 금액은 8조294억원에 달한다.

이날 코스피 하락 충격이 크게 다가오는 건 전일 미국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도 아시아증시의 반응이 냉랭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7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어음(CP)을 매입하기 위해 운영했던 CP매입기구(CPFF)를 다시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현금 지급을 포함한 재정정책 시행 소식을 전했다.

이후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반등했으나 아시아증시까지 밀어 올리진 못했다. 동시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과 나스닥지수 선물은 하락 전환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글로벌증시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셈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0% 내린 데 이어 15일에도 금리를 1.00%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같은날 7000억달러 규모 양적완화(QE) 계획도 발표했다. 이외에도 이달 들어 캐나다·호등주요국 중앙은행들 또한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했고 한국은행 역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임시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낮췄다.

통화정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위축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미국‧유럽‧중동 등 주요국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점이 부담이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한 이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는 기정사실화됐다. 시장에선 이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 기업들의 신용위기로 인한 금융위기 등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증시의 경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진정된 상황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구조 특성상 다른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확산되더라도 국내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위험자산뿐 아니라 안전자산의 매도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융위기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하락세다. 통상 시장에 불확실성이 클 때는 금으로 투자가 몰린다. 실제 금값은 지난 24일 1688.40달러까지 치솟아 2013년 1월 이후 7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가격 부담으로 차익실현성 매물이 나온 데다 현금을 보유하기 위해 금을 팔아치우는 심리가 반영되면서 금값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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