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포르메] 저녁마다 발코니서 의료진 위해 박수 치는 국민들
상태바
[스페인 인포르메] 저녁마다 발코니서 의료진 위해 박수 치는 국민들
  • 최지윤 스페인 마드리드 통신원
  • 승인 2020.03.18 15:2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확진자 1만1천명 넘어…국가비상사태 돌입
매일 오후 8시에 코로나19와 사투 이는 의료진 위한 박수와 함성 보낸다
현지 언론,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방법 소개...스페인과 차이점 보도

 

코로나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사진=elconfidencial.com
코로나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사진=elconfidencial.com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최지윤 마드리드 통신원] 스페인 보건 당국은 17일 기준(현지 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1650건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 결과 스페인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를  가진 나라가 됐다.

사망자는 514명으로, 하루에 천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국가 초유의 비상사태를 겪고 있다. 확진자 사례 중 절반 이상이 수도인 마드리드 지역에 있으며, 확진자 수는 4871명에 이른다.

지난 16일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인 우르술라 폰데레옌은 유럽 전역에 퍼져있는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30일 동안 국경을 일시적으로 폐쇄할 것을 선언했다. EU는 EU 국가 외의 사람들이 30일 동안 입국하는 것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엄격한 통제권을 행사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육지, 해상 또는 항공으로 유럽을 불필요하게 여행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종료한다는 의미다.

이동 제한으로 텅 빈 스페인 거리의 모습. 사진=최지윤 통신원
이동 제한으로 텅 빈 스페인 거리의 모습. 사진=최지윤 통신원

이동 제한 어기면 최대 3만유로 벌금

스페인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약국, 슈퍼마켓, 출퇴근을 제외한 모든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경찰은 순찰을 돌며 마이크나 드론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집에 돌아가라는 안내 방송을 실시하며, 불필요한 이유로 외출하는 경우에는 최소 100유로, 최대 3만유로의 벌금을 부여하거나 징역형이 주어지는 등 철저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 방송 매체에서는 해시 태그 #YoMeQuedoEnCasa(집에 머물고 있음), #QuédateEnTuCasa(집에 머물러 있어라) 등의 내용으로 국민이 집에 머무를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스페인 보건 경보 및 비상센터장인 페르난도 시몬은 향후 10일 동안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 스페인 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내각이 선언한 국가 비상상태가 15일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누구도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2주가 충분할 거라고 예상하지 않는 실정이다.

정치인들 또한 코로나19를 비껴갈 수 없었다. 마드리드 공동체의 시장인 이사벨 디아즈를 비롯해 스페인 부총리의 부인인 양성평등부 장관 이레네 몬테로, 스페인 총리의 아내 베고 고메즈, 카탈루냐 시장인 킴 토라(Quim Torra) 역시 코로나19 확진자로 발표되며 온 나라가 혼돈에 빠졌다.

긴급대책을 발표하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진=elpais.com
긴급대책을 발표하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진=elpais.com

스페인 경제 직격탄...GDP 20% 규모 부양책

급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와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스페인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스페인의 여러 기업은 근로자에게 일시적인 해고를 통보했으며, 공항에서는 5만 건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은행은 화폐 발행을 중단했다.

이 심각한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천억 유로(약 260조원)를 긴급 투입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금액으로, 주로 국민들의 긴급대출, 재정지원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최근 스페인 언론은 한국과 중국의 코로나19 대처 방안을 소개한 바가 있다. '엘파이스'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방법과 스페인과의 차이점을 보도했다.

한국은 스페인과 비슷한 수의 인구, 연령대,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인데 코로나19를 극복하려고 하는 정부와 국민의 자세는 스페인과 매우 달랐다고 밝혔다.

스페인 언론사 엘파이스에서 보도한 한국의 코로나19 사례 [사진=elpais.com]
스페인 언론사 엘파이스에서 보도한 한국의 코로나19 사례. 사진=elpais.com

스페인 언론에 비친 한국의 '모범 대처'

스페인은 공원이나 기타 공공장소를 폐쇄하거나 이동 제한을 내려야만 국민들이 외출하지 않지만, 한국은 도시를 통제하지 않아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코로나19가 크게 번지지 않았을 때도 학교의 개학을 연기했으며 감염자들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벌여왔다는 사실을 말했으며, 공공시설의 손 소독제 배치, 마스크 사용 등의 사례를 분석했다.

이런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도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하는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매일 오후 8시에 창문을 열고 발코니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위한 박수와 함성을 보낸다.

스페인 한 여론 조사(IMOP Insights)에 따르면, 스페인 사람의 84%가 스페인 보건 시스템이 코로나19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 최지윤 통신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고, 국외 한국어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멕시코)’에서 근무했다. 현재 스페인 살라망카대학 한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페인어권 국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Wongheung 2020-03-23 18:31:07
스페인 거리 휑하네.이탈리아처럼 되지 않길 기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