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강타에 문 닫는 유럽 車공장들, 진짜 문제는 '수요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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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강타에 문 닫는 유럽 車공장들, 진짜 문제는 '수요 감소'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3.17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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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타격 큰 이탈리아·스페인에 몰려있는 공장들
PCA·페라리·람보르기니·르노닛산·PSA 등 공장 폐쇄
폭스바겐·현대차 공장도 부분 중단
다만 생산 중단보다 수요 감소가 진짜 문제라는 지적도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문을 닫는 폭스바겐의 스페인 팜플로나 공장.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문을 닫는 폭스바겐의 스페인 팜플로나 공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유럽 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연달아 공장을 폐쇄하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17일 로이터, CNN등 외신들에 따르면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폭스바겐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최근 코로나19 위기와 수요 급감으로 인해 유럽 생산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감축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럽 자동차 공장이 몰려있는 나라다. 그런데 두 국가는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나라로 꼽힌다.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는 오는 27일까지 이탈리아 내 생산공장 6곳을 가동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공장은 피아트, 북미 수출용 지프,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등이 생산된다. 동시에 고급 브랜드에 브레이크를 납품하는 브렘보도 이탈리아 공장 4곳의 문을 닫는다고 전했다.

FCA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어 공급을 조절하기 위해 조업을 중단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FCA는 폴란드·세르비아에 있는 공장 각 1곳씩도 폐쇄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도 공장 문을 잠시 닫는다. 당초 상황을 지켜보며 생산을 지속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페라리는 마나넬로 공장과 모데나 공장을 27일까지 중단시킨다. 람보르기니 역시 볼로냐 공장의 가동을 멈춘 상태로 오는 25일 다시 문을 연다는 방침이다.

오토바이 제조사 두카티는 지난 13일부터 이탈리아 공장에서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로 오는 25일까지 공장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위치한 부품 공장들로부터 부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때문에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공장은 SUV 생산 라인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여파가 크게 미친 국가다. 이에 르노·닛산 공장과 폭스바겐의 스페인 브랜드 세아트 공장이 문을 닫았다. 특히 르노는 스페인을 포함해 프랑스 등에 위치한 공장 12곳에서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조치다.

푸조, 시트로엥, DS, 오펠, 복스홀 등의 브랜드 자동차를 생산하는 PSA는 스페인과 프랑스에 있는 각 2곳의 공장을 폐쇄했다. 그리고 영국, 폴란드, 독일 등 유럽 전역에 있는 다른 공장들도 단계적으로 같은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의 포르투갈 리스본 공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생산량을 16%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체코 CTK통신은 폭스바겐 스코다 공장과 현대자동차 공장 노조도 14일 간의 조업중단과 방역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에 문닫은 FCA의 이탈리아 나폴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에 문닫은 FCA의 이탈리아 나폴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 생산보다 수요가 더 문제

이 같은 상황이지만 생산을 못하는 것은 의외로 큰 타격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로이터는 "공급은 초과 상태기 때문에 몇 주간의 폐쇄는 큰 문제가 아니다"며 "생산 손실은 나중에 복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진짜 문제는 생산 차질이 아닌 수요 차질이라고 강조한다. 코로나19 초기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에서 공장을 폐쇄해 2월 판매량이 80% 가량 떨어지는 손실을 봤다. 그런데 중국의 상황이 점차 나아지는 대신 불길이 유럽으로 옮겨 붙은 것.

로이터는 "실제 문제는 수요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사지 않고 있으며 3월 판매량도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즈 역시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지가 아니라 팔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들의 짧은 실직 역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은 유럽의 제조 산업 중심으로 약 1400만 명의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다.

CNN은 "공장 폐쇄, 쇠약해진 공급망 및 소비자 신뢰 약화까지 겹쳐 자동차 산업은 올해 침체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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