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직원들 재택근무? "소비자 개인정보 임의 열람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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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직원들 재택근무? "소비자 개인정보 임의 열람 우려도"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3.17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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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18일부터 콜센터 원격 재택근무 시스템 적용...서약서도 받아
이베이코리아·티몬 "개인정보 보안문제 일어날 소지 있어"...재택근무 안해
금융권 경영자 "소비자 개인정보 임의로 이용할 우려 있어...또다른 걱정"
콜센터 직원들이 방역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콜센터 직원들이 방역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콜센터 직원들의 재택근무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또다른 고민거리는 이들이 만지게될 '고객 정보'다. 재택하는 동안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커머스기업 위메프는 방역당국의 코로나19 확산 차단 노력에 협조하기 위해 18일부터 자체 고객센터(콜센터) 근무자들을 재택근무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원격 근무환경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위메프는 어떻게 시스템을 구축했을까. 

◆콜센터 근무자에 업무용 PC 지급…개인용으로는 서버 접속 불가

17일 위메프에 따르면 현재 임직원 1800명 중 90%는 지난달 24일부터 4주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반면 콜센터 근무자 가운데 3분의 2는 지금까지 계속 출근 중이었다. 이들은 고객응대 업무 때문에 출퇴근해왔지만, 좁은 공간에 밀집해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 

위메프는 콜센터 근무자들의 안전을 위해 18일부터 필수인력을 제외한 인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대상은 총 600명의 콜센터 근무자 가운데 70%가량이며, 본사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도 포함된다.

문제는 이렇게 콜센터 근무자들이 재택근무를 할 경우 일반 고객들의 정보를 함부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관련해 위메프 측은 4주 전부터 원격근무 환경 구축을 하고 시뮬레이션을 가동한 결과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고객센터 재택근무자은 개인 컴퓨터가 아닌 회사 지급한 PC로 근무하게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업무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서약서를 받았다”며 “집에 다른 동거인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라고 말했다.

실제 위메프 측 가상사설망(VPN) 서버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사번과 아이디와 패스워드,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를 입력할 수 있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당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지 않은 PC로는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재택근무자들은 매번 서버에 접속할 때마다 인증을 하도록 했다고 회사 측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백신과 화면캡처 금지를 비롯한 보안 프로그램 ▲사무실 환경과 동일한 망분리 시스템 접속 등도 적용했다.

아울러 협력사와 긴밀한 공조를 진행해 VPN 서버를 증설했으며, 중앙처리장치(CPU)를 2개로 구성해 한쪽 CPU에 장애가 발생해도 나머지 CPU에 제어를 옮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고객 개인정보 보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재택근무는 실시할 수 없었다”며 “회사에서도 보안 상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베이코리아·티몬 “콜센터 재택근무, 보안문제 발생할 수 있어”

위메프와 달리 동종업계인 이베이코리아와 티몬 등은 개인정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콜센터 직원들에 대한 재택근무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콜센터 근무자들에게 ▲매일 출근 시 체온 측정 및 마스크 의무 착용 근무 ▲회식·미팅 등 불필요한 단체활동 전면 중단 ▲옥상 흡연실 폐쇄(타층 이동 제한 및 인원 집중 최소화) ▲출근 및 외출 이후 사무실 복귀 시 즉시 손소독(센터 복도 및 공용 공간 소독제 추가 배치) ▲퇴근 후에도 밀집지역 방문 자제 요청 등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티몬 관계자는 “콜센터 업무는 외주를 맡긴 4곳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한 곳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해도 다른 곳에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재택근무를 시행하라고 할 권한도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한 경영자는 "서울시 등 방역당국이 민간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콜센터를 폐쇄하고, 모두 재택근무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한 면이 있다"며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집에서 들여다보게 하다가 자칫 보안사고가 발생할까 걱정도 있어 다른 방법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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