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던 이커머스 배송, 코로나19에 주문 폭주로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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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던 이커머스 배송, 코로나19에 주문 폭주로 '비명'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3.16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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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마켓컬리·SSG닷컴 주문량, 캐파 100% 육박
택배 1위 CJ대한통운, 일부 지역 명절때와 비슷한 수준
물류센터에 가득 찬 택배상자. 사진=연합뉴스
물류센터에 가득 찬 택배상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이용하는 쇼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쿠팡을 비롯한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마켓컬리 등은 감당할 수 없는 주문량에 자체 배송서비스가 조기 마감되는 상황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하루 평균 배송량은 300만건에 육박,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해 말 220만~230만건과 비교하면 30% 가량 늘었다.

쿠팡은 원활한 배송을 위해 코로나19 이후 ‘쿠팡 플렉스’의 인력을 3배 정도 증원하는 한편 다른 택배회사로 위탁배송까지 진행했으나 배송 지연사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쿠팡 플렉스’란 배송 아리바이트를 희망하는 이들이 자신의 차량으로 쿠팡 택배를 배달하는 서비스다.

쿠팡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지난해 하루 평균 배송량은 현재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새벽배송을 통해 신선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쿠팡뿐 아니라 다른 이커머스업체들도 주문량이 크게 증가했다.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1위인 마켓컬리는 평소 하루 3만~4만건에서 현재 5만건 이상 처리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처리 능력이 달리는 실정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현재 3개 물류센터(장지동·남양주·죽전)에 더해 올해 말 김포에 물류센터 추가 오픈하면 소화 가능한 하루 주문량이 현재의 2배 수준인 10만건에 달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늘어난 주문량을 탄력적인 인력 운용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법정근무시간 준수는 물론 콜드체인(냉장·냉동 시스템) 차량을 가진 기업이나 개인이 8시간내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택배업무 희망자가 근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탄력적 운용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공룡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서비스인 SSG닷컴은 전용 물류센터 ‘네오’와 ‘이마트 PP센터(도심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하루 10만~12만건 정도를 배송하고 있다.  처리능력에 비해 당초 약 80% 정도였던 주문량은 현재는 95%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렇다보니 구매 단계부터 원하는 시간대에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자체 서비스 ‘쓱배송’은 당일과 익일 요청분은 조기 마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벽배송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SSG닷컴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지난 1월부터 사살상 풀(Full)로 가동되고 있지만 처리능력이  1만건 수준이라 더이상을 받지 않고 있다"며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주문을 받은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처럼 현장 피로감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쓱배송' 이용자인 한 시민은 "배송 요청하면 5일 정도 걸린다고 해, 아예 배송신청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택배 시장에서 점유율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물동량이 증가했다”며 “수도권은 아직 여유가 있지만 일부 지역은 연중 가장 배송이 몰리는 명절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배송 '과부하'가 연일 계속되다 보니, 배송기사들의 업무 피로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12일 새벽 ‘쿠팡 플렉스’를 통해 배송일을 하던 40대 김모 씨가 경기도 안산의 한 빌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배송기사들의 과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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