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타격 예상보다 훨씬 심각...V자 반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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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타격 예상보다 훨씬 심각...V자 반등 어렵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1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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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산업생산·소매판매 예상치 크게 하회
코로나 잠잠해졌지만 미국·유럽 등 확산으로 중국 수출기업들도 타격 있을 듯
인민은행, 지준율 인하·유동성 확대 발표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중국의 1~2월 경제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예상보다 심각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지난 1월과 2월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제자리에 멈춘 듯 보였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1월과 2월 중국에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됐다.

이로 인해 중국의 공장들은 가동을 멈췄고, 중국 시민들은 거리로 나오지 않았다. 공급과 수요 모두 그대로 얼어붙은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당초 시장에서는 1~2월 중국의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가 하락할 것을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우 3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잠잠해지고, 공장들도 정상 가동에 돌입하면서 중국 경제 역시 되살아나지 않겠냐는 희망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중국 수출기업들은 또다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이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역사적인 침체'를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버코어ISI가 중국의 1분기 GDP가 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바클레이즈는 4%, 모건스탠리는 3.5%로 내다봤다. 중국 전문 연구기관 플리넘은 2%대 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중국 산업생산 두자릿대 급감

코로나19로 인해 1~2월 중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 경제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었다. 지난해 12월에는 6.9%의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당초 시장 예상치는 -3.0%였으나,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항목별로는 제조업의 감소세가 15.7%로 두드러졌다. 

1~2월 소매판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5% 줄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5.0% 감소를 예상했으나, 이 역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유형별로는 자동차 부문이 37% 하락했고, 의류 부문에서 30.9%, 가구 부문에서 3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프라 시설 투자를 포함한 고정자산투자(FAI) 역시 24.5%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中 코로나 잠잠해져도 글로벌 확산으로 中 수출기업 타격

일부 낙관론자들은 그래도 3월에 희망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1분기 GDP의 경우 1월과 2월이 전체의 60% 영향을 미치고, 3월이 40%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1, 2월에는 중국의 연휴가 포함돼있기 때문에 1분기 성장은 3월이 좌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3월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대부분의 공장들 역시 정상적인 가동에 돌입하면서 3월의 중국 경제는 1~2월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시점에서 중국 대기업의 95%, 중소기업의 60% 이상이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3월 중국의 경제가 눈에 띄게 회복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사태는 잠잠해졌다 하더라도 미국과 유럽 등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전세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기업들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홍콩 ING뱅크의 아이리스 팽은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요와 글로벌 공급체인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3~4월 중국 제조업 경기는 물론 수출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1~2월 중국의 공장이 멈추면서 공급 쇼크가 발생했다면, 3~4월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중국 입장에서는 수요 쇼크를 다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쇼크와 수요 쇼크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중국 경기가 V자 반등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ANZB그룹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레이먼드 영은 "중국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으나 V자 반등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FAI 지표가 급감한 것에 주목했다. 노무라홀딩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메모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본금을 삭감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FAI 위축은 산업 생산 급감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업들의 실질적인 타격이 현실화될 경우 실업률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1~2월 실업률은 6.2%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추가 악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눈여겨봐야 할 핵심 지표라는 설명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6일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6일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각국의 공동 노력 필요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케리 크레이그 JP모건자산운용 시장 전략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충격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중앙은행들의 조치도 중요하지만 재정적인 측면을 보다 중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16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 및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심사 기준에 부합한 은행들의 지준율을 0.5~1.0%p씩 내리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5500억 위안(약 95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000억 위안(약 17조원) 규모의 1년만기 MLF를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MLF 대출 금리는 기존과 동일한 3.15%로 책정됐다.

지난 2월17일 기존 3.25%에서 3.15%로 인하한 바 있다. 

지난 2월20일에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을 기존 4.15%에서 4.05%로 0.10%p 내린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파격 인하한 것을 두고, 중국 역시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0일 3월 LPR 인하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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