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제로 금리’ 결정에도 아시아증시 동반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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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제로 금리’ 결정에도 아시아증시 동반 약세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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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떠올리는 투자자들
주요국 통화정책 효과에 의구심
“코로나19 확산세 진정돼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내리는 ‘빅 컷(big cut)’을 단행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시키진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번지고 있는 만큼 경제적 충격 강도를 예단할 수 없는 탓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뒤에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6.36포인트(3.18%) 내린 1715.08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 등락을 거듭 하다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1714.08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686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8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관 또한 4073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개인만 9999억원을 주식을 담았으나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내증시뿐 아니라 아시아증시 또한 동반 약세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오후 3시 기준 2.66% 낙폭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또한 오후 2시 22분(현지시간) 각각 2.45% 3.42% 하락 중이다. 대만 자취엔 역시 오후 1시 33분 4.06%대 급락을 면치 못했다. 

앞서 연준은 오는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대체하는 임시 회의를 15일(현지시간) 열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기존 연 1.00%~1.25%에서 연 0.00%~0.25%로 낮췄다.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0% 내린 데 이어 2주 만에 추가 금리 인하한 것이다. 연준은 또 매월 자산 매입 규모를 최소 7000억달러 확대하기로 결정, 사실상 양적완화(QE)에 나섰다.

그러나 연준의 결정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FOMC 정례회의를 불과 사흘 앞두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즉 연준이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정책에 환호하기는커녕 역설적으로 금융위기를 떠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4%대 하락, 지난 13일 9%대 상승분의 절반 가까이를 되돌리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현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신용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초저금리 기조에 기반한 자산가격 과열과 부채 위험(리스크)은 경기 침체장기화 시 신용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같은 우려와 달리 연준에서 회사채 매입 등 신용 보강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정을 찾으려면 코로나19 확산세 잠잠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이후에야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파장과 그에 대응하는 통화·재정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유럽 등에서 통화‧재정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주가의 하락이 멈추지 않는 건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유동성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며 “무엇보다 미국‧유럽의 확진자 수 증가세가 진정되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판단, 한국·중국 사례를 살펴보면 이달 말께 증시가 고비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6원 오른 1224.9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8.3원 내린 1211.0원에서 출발했으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상승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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