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국경제 'V자회복' 기대 접고 '장기침체'로 선회
상태바
정부, 한국경제 'V자회복' 기대 접고 '장기침체'로 선회
  • 문주용 기자
  • 승인 2020.03.16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범 기재부차관 "코로나사태, 세계경제 충격 기정사실화됐다"
"실물경제 우려, 최근 유가 급락, 주요국 정책 대응 실망 등 복합 작용"
"국내 금융시장, 신용경색 안나타나...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할 것"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6일 오전 거시경제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6일 오전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문주용 기자] 미국, 유럽과 중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지는데 따른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의 V자 경기회복 기대감이 급속히 축소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과거 감염병 사례처럼 일시적 충격 후 반등하는 V자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U자,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단기간 해소되기보다는 중장기 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 발언이다. 반면 V자 회복은 경기가 특정 요인 탓에 단기간에 급속히 위축됐다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현상으로, 감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대개 V자 경로를 그렸다.

김 차관은 "과거 감염병 사태에서 나타난 글로벌 경제의 일시적 충격 후 반등, 이른바 'V자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세계 경제 충격은 우려를 넘어 기정사실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인적, 물적 이동 제한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교란, 수요 위축 등 실물경제 공급과 수요 측 충격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유가 급락, 주요국 정책 대응 기대와 실망 등이 복합 작용하며 국제금융시장에서도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V자회복은 최근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형성돼 '섣부른 낙관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은은 지난 8일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감염병 사태가 진정되면 경제가 빠르게 회복됐다"며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이 보고서는 2002~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2014~2016년 에볼라 등의 사례를 분석해 이같이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이전에 발생했던 어떤 전염병보다도 전염속도가 빠르고 치명률이 높은 반면, 전 세계 인구들의 이동이 활발해진 상황에 비추어 사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금리인하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나온지 일주일만에 정부 경제운영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김용범 차관은 "특히 더 나아가 L자 경로마저 우려된다"며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에도 장기간 심각한 후유증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차관은 그러나 국내 금융시스템에 대해 “시장투자심리 위축과 시장가격 급변동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스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국내 단기자금시장, 신용물시장과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할 만한 신용경색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부문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 불안은 신용경색을 야기하고 실물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도 필요 시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시스템과 외환 부문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테스트'란 예외적이나 현실화 가능성이 있는 사건에 대해 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취약성을 측정,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하고 대비하는 측정방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