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시진핑과 회담에 황주 8병 챙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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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잉주, 시진핑과 회담에 황주 8병 챙겨가
  • 김대호기자
  • 승인 2015.11.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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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까치 도자기 공예품'도 준비…만찬비용은 '더치 페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7일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여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황주(黃酒) 8병을 공수해 갔다.

6일 홍콩 봉황(鳳凰)위성 TV는 마 총통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마쭈라오주(馬祖老酒) 8통을 비행기에 실고 정상회담이 열릴 싱가포르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쭈라오주는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 지방의 전통 황주인 사오싱주(紹興酒)의 일종이다. 황주는 누런 색깔을 띤 비교적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다.

▲ 마잉쭈 총통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공수해가는 마쭈라오주. /연합뉴스

 

마 총통은 자신의 총통 집무실에서 귀빈을 접대할 때면 항상 이 술을 꺼내놓는다. 그는 공수해가는 8통의 술 일부는 시 주석에게 선물로 건네고, 일부는 시 주석과의 만찬 회동에서 마실 예정이다.

 

마 총통이 마쭈라오주를 들고 가는 배경에는 다양한 함의가 담겨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 주석이 지난 9월 미국을 첫 국빈방문했을 때 백악관 측이 미중 정상 국빈만찬 메뉴에 포함한 것도 역시 사오싱주였다.

특히 마쭈라오주는 대만 해협에 있는 마쭈라는 섬지역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곳은 중국대륙 쪽에 가까이 있지만 대만이 관할하고 있다. 분단된 양안 관계의 현실도 묘하게 투영돼있는 술인 셈이다.

▲ 대만의 푸른까치를 형상화한 수공 도자기 공예품. /연합뉴스 <중시전자보>

 

마 총통은 이외에도 대만의 고유 품종인 푸른색 까치를 형상화한 수공 도자기 공예품도 선물로 준비했다고 대만 중앙통신통신사가 이날 보도했다. '대만과 중화문화의 융합'을 주제로 제작된 이 작품은 대만 총통실과 대만 외교당국이 그동안 귀빈들에게 선물해온 것이다.

이 공예품의 크기는 길이 31㎝, 넓이 28㎝, 높이 53㎝로 무게는 2.7㎏이다.

 

봉황위성TV는 이번 만찬에서 두 정상이 주객(主客·주인과 손님)을 구분하지 않고 계산도 각자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 총통의 이번 싱가포르행에는 쩡융취안(曾永權) 총통실 비서실장, 샤오위천(蕭旭岑) 비서실 차장, 가오화주(高華柱) 안전회 비서장, 샤리옌(夏立言) 대륙위원회 주임위원 등 6명이 동행한다.

 

마 총통의 부인 저우메이칭(周美靑)은 동행하지 않을 예정이어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과의 양안 퍼스트레이디 접촉은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마 총통은 "내가 데려가지 않는 게 아니라 그녀가 나하고 가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칭은 '선생'…취임축전·안부인사 등으로 상호 교감

첫 양안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주석과 마잉주 총통은 최근 수년간 축전, 안부인사 등을 주고받으며 교감해왔다고 중국언론이 보도했다.

중국 신경보(新京報)의 웨이신(微信) 계정 '정사아'(政事兒)에 따르면, 2012년 말 열린 중국공산당 18차 당대회 이래 시 주석과 마 총통은 두 번에 걸쳐 상호 축전을 주고 받았다.

마 총통은 2012년 11월 열린 중국공산당 18기 제1차 중앙위원회에서 시 주석이 총서기로 선출됐을 때 축전을 보내 "양안이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진정으로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양당의 상호신뢰를 심화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발전을 추진해 새로운 성과를 부단히 만들어가자"고 화답했다.

이듬해 7월 마 총통이 국민당 주석에 당선됐을 때에는 시 주석이 먼저 축전을 발송했고 마 총통이 답신을 보냈다.

시 주석은 특히 이 축전에서 마 총통을 '선생(先生)'으로 호칭했다.

정사아는 또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 우보슝(吳伯雄) 전 국민당 주석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나 마 총통의 안부인사를 전하는 등 양안 관계의 '메신저'들을 통해서도 두 정상이 수차례 교감했다고 분석했다.

마 총통은 2013년 대만 건국 기념일(10월10일 쌍십절) 연설에서 양안 관계를 거론하면서 처음으로 시 주석을 '시진핑 선생'으로 호칭했다. 시 주석과 마 총통은 이번 회담에 '양안 지도자' 신분으로 참석하지만, 양측은 특수한 양안 관계의 현주소를 고려해 상대방을 '선생'으로 호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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