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전망] 원화 가치 낙폭 제한…“환율 고점은 달러당 1220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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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전망] 원화 가치 낙폭 제한…“환율 고점은 달러당 1220원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1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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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외환시장 개입 시사
주요국 경기 부양책 발표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달러화 대비 신흥국통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까지 급락한 탓이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은행의 외환시장 개입과 주요국 경기 부양책에 따라 상승폭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8원 오른 1219.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13.5원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13원 가량 뛴 셈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1226.0원까지 오르며 장중 기준 2016년 3월 3일(1227.0원)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강세로 돌아선 달러…신흥국통화 약세 두드러져

코로나19가 미국‧유럽‧중동 등으로 빠르게 번져나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공식화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 신흥국통화 가치를 떨어뜨린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던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그에 따른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에 대해 가치가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달러화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노력에 환호했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로 연방 정부의 움직임이 예상되면서 달러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쉽게 떨쳐낼 수 없는 신흥국통화 가치는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한 점도 신흥국통화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증시 외국인투자자들이 떠나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한 점도 외환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17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보였다. 이처럼 주식을 매도한 외국인은 자금을 달러로 바꾸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촉발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이탈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즉 계속해서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릴 수 있는 셈이다.

◆ 주요국 정책 공조 및 한국은행 대응에 관심

다만 시장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주요국 정책 공조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05%포인트 긴급 인하한 데 이어 오는 17일과 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양적완화(QE) 재개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 18일과 19일 개최되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등의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캐나다중앙은행(BOC)와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주요국 정책 공조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사그라질 경우 금융시장에선 위험회피성향이 완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신흥국통화 가치 낙폭이 줄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제한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한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불안 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10일 “코로나19 사태 영향 등으로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환율‧외화자금 사정을 면밀히 살펴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로 1191원~1221원을 제시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급등했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정책 공조 강도‧규모에 집중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원‧달러 환율 1207원 수준에서 한국은행의 올해 첫 구두 개입이 이뤄진 만큼 지난해 전고점이자 지난달 장중 고점인 1220원대는 사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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