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하락은 전기차 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듯
"구조조정 이어지면 경쟁력 갖춘 기업엔 희망일 것" 전망도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이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자생력이 약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탄탄한 내수 시장을 유지해왔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했다. 중국 정부는 자동차 생산량의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로 채우는 의무제도를 도입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신생 기업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이다.
적극적인 중국 정부의 지원과 함께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가동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전기차 '바람'은 강하게 불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의 허 샤오펑 회장은 "테슬라의 상하이 현지생산 본격화 소식은 중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열망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공장들은 멈춰섰고, 중국 국민들은 거리에서 모습을 감췄다.
공급망이 붕괴되고 소비가 급감하자 일부 경쟁력이 약한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의 유가 하락은 이같은 추세에 힘을 더했다.
FT는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가격에 민감한 중국 바이어들에게 전기 자동차를 덜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 샤오펑 회장은 "이번 코로나19와 유가 하락은 기업들의 핵심 역량과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시험하고 있다"며 "경쟁력이 약한 회사들은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은 부품 부족 및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해있고, 이 중 몇몇 기업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회사인 시노오토인사이트의 창업자 투르는 "이미 자생력이 약한 전기차 스타트업에게 공급망 붕괴 및 소비 위축은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지원이 전기차 스타트업 생존에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업계에 대한 새로운 지원 정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책이 시행된다 하더라도 전기차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내연차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산업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 경제의 전체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가솔린 및 디젤차 등 내연차에 대한 지원이 우선시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 WM모터의 루퍼트 미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기차 업계에 대한 지원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확보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업계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좋지 않은 환경과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지원 등은 난립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만 살아남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쟁력있는 이들에게 전기차 산업의 구조조정은 잠재적인 희망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