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확산에…美 IT 대규모 행사들 '올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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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확산에…美 IT 대규모 행사들 '올 스톱'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3.13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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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3월 예정 아이폰·아이패드 발표 연기
애플·구글·페이스북 등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취소
굵직한 게임 행사들도 연달아 개최 철회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굵직한 IT 관련 행사들이 잇달아 취소 소식을 알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행사들은 전염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관 업체나 단체들은 행사를 아예 취소 하거나 온라인 중계로 대체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열린 WWDC에서 기조 연설 중인 팀 쿡 애플 CEO.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열린 WWDC에서 기조 연설 중인 팀 쿡 애플 CEO. 사진=연합뉴스

◆ 美 IT 기업들, 연례 개발자 회의 일정 변경

가장 큰 타격을 입은 IT 기업은 애플이다.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중국에서는 2월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집계되는 등 1분기 매출 급락이 확실시 된다.

때문에 신제품 발표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애플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보건당국은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지 말 것을 기업들에게 당부했다.

당초 애플은 3월 말 새로운 보급폰 '아이폰9(가칭)'와 새 '아이패드 프로' 등의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규모 전염 가능성을 염려해 이번 행사는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IT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드, 맥루머스 등 외신들이 전했다.

하지만 연기된 일정도 정상적 개최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 애플은 6월초 연례 개발자 회의 'WWDC'를 열 계획이다. 신제품 출시 행사도 이때로 짐작된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이라 WWDC의 취소마저도 관측되고 있다. 중국 내 아이폰 생산 공장 가동률 문제도 있어 온라인 중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글의 연계 개발자회의 'I/O'도 결국 취소됐다. 미국 IT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구글은 매년 5월 중순께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본사에서 개최하는 'I/O'를 이번만큼은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글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WHO와 보건 당국의 건강 지침에 따라 행사를 취소한다"며 "개발자와 커뮤니티의 연결을 지속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온라인 중계 여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구글은 내달 초 열릴 예정이던 클라우드 콘퍼런스 행사인 '클라우드 넥스트'도 취소했다. 이 행사는 기조연설과 소규모 세션을 온라인으로 중계된다.

페이스북 역시 매년 5월 개최하는 연례개발자 콘퍼런스 'F8' 취소를 알리며 "개발자 파트너, 직원들, F8을 도와주는 사람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며 오는 15일~20일 열릴 예정이던 연례 MVP 서밋을 디지털 회의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게임 전시회 E3의 주최사 ESA는 결국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사진=ESA 홈페이지
세계 최대의 게임 전시회 E3의 주최사 ESA는 결국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사진=ESA 홈페이지

◆ 코로나19에 멈춰선 게임 행사들

게임 분야 대규모 행사도 일정 조절을 알렸다. 1988년부터 매년 개최된 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GDC'는 하반기로 일정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GDC는 업계 관계자와 개발자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작 발표보다는 신기술과 판매 전략 등에 관한 발표가 주를 이룬다.

당초 주최 측은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블리자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에픽게임즈, EA, 펍지 등 게임 개발사들은 물론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기업들까지 연달아 불참을 선언했다.

결국 주최 측은 행사 연기를 결정하며 "커뮤니티가 함께하고 GDC에 모여 연결되면 대단한 일들이 일어난다. 때문에 올 여름 'GDC'를 주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E3'는 취소로 방향을 잡았다. 블룸버그,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3의 주최사인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가 오는 6월 9일~1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할 예정인 'E3 2020' 행사를 취소했다.

ESA는 행사가 6월에 열리는 만큼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 보고 강행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게임제작사들이 참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도 심상치 않자 ESA는 "업계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회원사들과 면밀한 협의를 거쳐 E3를 취소하기로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성명을 냈다.

국내 게임 행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5월 12일 개최 예정인 '2020 플레이엑스포'의 사전 등록은 현재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사무국은 연기와 취소 중 어느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고민 중인 것으로알려졌다.

매년 넥슨이 주최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역시 안갯 속에 빠졌다. 지난 2월부터 발표자를 모집해 6월 9일~11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NDC 사무국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워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추후 일정은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MS의 '엑스박스 엑스 시리즈' 등 새로운 차세대 콘솔 기기와 '사이버펑크2077', '라스트오브어스2', '월드오브워크래프트:어둠땅' 등 굵직한 신작들이 많이 예정되어 있다"면서 "행사를 통해 사업·홍보 및 대응 전략을 짜야하고 게이머 입장으로서도 먼저 접해봐야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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