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까지 다 판다...투자자들 현금 확보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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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까지 다 판다...투자자들 현금 확보 나서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13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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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장세 속 금도 큰 폭 하락
주식과 반대 흐름 보이는 채권까지 모두 약세
'디지털 금' 인식되던 비트코인도 폭락
변동성 장세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 현금 확보 움직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이 주식시장 폭락장 속에서 동반 하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이 주식시장 폭락 속에서 동반 하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관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시장은 곤두박질쳤다. '알맹이가 쏙 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금리동결 소식'은 희미하던 빛 마저 집어삼켰다. 

12일(현지시각) 유럽증시는 두자릿대 폭락세를 보였고, 뉴욕증시는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전날 밤의 상황을 반영해 코스피 지수는 순식간에 1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안전자산마저 모조리 하락..기댈 곳 없나

눈에 띄는 점은 안전자산까지 모조리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지금과 같이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시기에는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린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은 금과 채권이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두고 '디지털 금'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역시 안전자산으로 통한다. 

하지만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금과 채권, 비트코인 등도 주식시장 폭락과 함께 일제히 하락했다.

1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일대비 온스당 3.2% 떨어진 1590.3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은 역시 5%대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0.025%p 오른 0.842%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검은 목요일'을 피할 수는 없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로 여겨지는 비트코인은 폭락했다. 13일 오전 국내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BTC)은 전일대비 20% 가까이 떨어졌으며, 국제시장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코인마켓캡 기준 국제 BTC 가격은 전일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온스당 금 가격 추이(단위: 달러).
온스당 금 가격 추이(단위: 달러).

안전자산 팔고 현금 챙기는 투자자들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빠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마저 모조리 급락세를 보이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기댈 곳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골드 뉴스레터 편집장인 브리엔 룬딘은 "비상시에 금 매도세가 몰린다면, 그것은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패닉 장세 속에서는 투자자들이 현금을 보유하려고 하는 욕망이 있는데, 가장 쉽고 안전하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금이고, 최근의 금에 대한 매도세는 금이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보여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금에 대한 매도가 그간 금 가격이 주식시장을 웃돈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 가격은 최근의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올해 들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연초대비 20% 이상 폭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익이 있는 금을 매각해 현금을 보유한 후 적정한 시점에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리지퓨쳐스의 데이비드 메거는 "현금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가벼운 패닉형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주식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과 은을 팔고 있다"고 해석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주식이나 채권 등과는 달리 어떠한 금융자산과도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안전자산'이라고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까지는 금융시장이 흔들려도 비트코인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암호화폐 중개업체인 BCB그룹의 벤 셀리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고 '디지털 금'에 가깝다는 주장은 주류 금융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견인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에 대해서도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염병의 특성상 이것이 언제 종식될지, 어디까지 확산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 내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BMO의 귀금속 파생상품 담당자인 타이 웡은 "유럽 및 미국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잘 대처할 수 있을 때까지 1~2주간 극심한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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