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내준’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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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 내준’ 삼성전자, 주가 향방에 촉각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13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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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3월 들어 2조5320억원 순매도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13일 장 시작과함께 5만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대장주’ 삼성전자에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탓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800원(5.51%) 내린 4만8000원에 거래됐다. 전일 석 달 만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만원을 내준 데 이어 이틀 연속 5만원을 밑돌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2일 전날보다 1300원(2.58%) 내린 5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에도 주가는 장중 한때 4만93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 지난 1월 20일 기록한 52주 신고가(6만2400원)과 비교하면 18.6%나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372조5144억원에서 303조2650억원으로 70조원 가량이 물거품이 됐다.

외국인 매도세가 몰리면서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아 이들의 수급 환경에 따라 주가가 크게 흔들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97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그 중 4561억원어치가 삼성전자 주식이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676억원, 1806억원어치를 담았지만 주가 낙폭을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의 매도 행진은 코로나19가 중국 외 지역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하순부터 본격화됐다. 이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7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유지하며 2조1368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달 4일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순매도로 전환, 6거래일째 순매도세를 보이며 2조5826억원을 팔아치웠다.

중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갈 때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아시아국가의 제조업 공급망 훼손을 우려했다. 특히 이 지역의 확산세가 잠잠해지면 공급망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국‧유럽‧중동 등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고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반도체주(株)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현재로선 코로나19 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워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들어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 반도체 업황 개선 등 대외 불확실성 완화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던 만큼 그에 대한 반작용이 컸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매도세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거래가 몰린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삼성전자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1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342억원이었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달에는 498억원으로 늘었고 이달 들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방식이다.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하락해야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주가 폭락장에선 추가 하락을 부추기기도 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폭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실적을 좌우하는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가 확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D램 가격 상승에 따라 반도체부문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삼성전자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6조60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3개월 전(6조5277억원)보다도 높아졌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수요가 부진하지만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은 오히려 감소세”라며 “향후 생산량 감소에 따른 D램 가격 상승폭은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면 삼성전자 주가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급락 원인 중 하나였던 중국 내 공급망 문제는 현재 노트북‧스마트폰 인력 복귀율이 50%를 넘는 등 다음주부터 크게 회복될 것”이라며 “공급망 정상화에 따른 주가 반등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재반등한다면 가장 확실한 삼성전자부터 오를 것”이라며 “올 2분기부터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이 확인될 경우 주가는 다시 한번 역사적 고점을 경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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