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면세점, '올 1분기 영업익 흑자' 장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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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면세점, '올 1분기 영업익 흑자' 장담 못해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3.10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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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성수기 대비 10분의 1 수준
롯데·신라·신세계, 실적 추락 불가피
인천공항공사, 대기업·중견사 임대료 인하 제외
인천국제공항 탑승동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탑승동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통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면세점업계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면세점업계에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흑자만 달성해도 선방'이라는 우려가 회자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 및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한국과 중국 간 항공기 노선이 최소 다음 달까지는 운휴(運休)나 감편에 들어가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

한·중 양국의 코로나19 충분한 안정성이 담보가 돼야 항공기 노선이 정상화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큰손 ‘따이공(중국 보따리상)’의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40%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인천국제공항은 지난달 이용객이 전년 동월 대비 43% 감소한 160만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일 양국의 상호 입국규제 강화가 시행된 9일 인천공항의 이용객은 2만1241명(출국 1만1335명·입국 9906명)으로 역대 최저치(2003년 5월20일·2만6773명)보다 낮았다. 게다가 설·추석연휴나 여름 성수기의 이용객(약 22만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면세점협회가 집계한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2조247억원으로 지난해 12월 2조2847억원보다 2600억원(11.3%) 감소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따이공들이 대부분 돌아간 영향도 있지만, 지난 설 연휴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매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릿고개’ 면세점 3사 “실적 추락 불가피”

문제는 아직 집계되지 않은 2월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본격 확산된 시기로,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이 급감했을 것으로 면세점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로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면세점 측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이 1조3965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000억원대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의 호텔신라 1분기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1조1185억원, 영업이익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7%, 98.4%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933억원, 33억원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16%, 영업이익은 74%가량 줄어든 수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매출 감소율은 전년 동기 대비 40%~50% 사이인데, 이달 말쯤이면 5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까지는 아니겠지만,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소보다 입·출국객이 크게 감소하고, 따이공의 활동도 위축돼 상당히 어려운 시기”라며 “일각에서는 ‘인터넷면세점 이용이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지만, 입·출국객 자체가 없어 시내·공항면세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높은 임대료...예전같지 않은 면세점들 불만 증폭 

이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의 높은 임대료도 면세점업체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사실상 손해를 보면서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게 이들 입장이다.

면세사업자는 인천공항공사가 정한 ‘최소보장금’을 임대료로 내고 있다. 또한 매출액에 품목별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이 ‘최소보장금’보다 높을 경우 차액을 더해 납부해야 한다.

만약 요즘처럼 최소보장금보다 실적(매출액에 품목별 영업요율을 곱한 금액)이 저조할 경우는 최소보장금만 지불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 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경쟁사보다 더 높은 입찰가(최소보장금 포함)를 제시했던 터라 임대료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인천공항을 비롯한 공공기관 내 입점 업체 임대료를 6개월간 25%~30% 인하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포함되지 않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면세점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인천공항의 경우 매출액이 최소보장금보다 낮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운영이 되겠느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사상 초유의 사태인데 기업의 규모를 떠나 모두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기업·중견기업이라고 임대료 인하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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