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코로나19, 재선 도전 트럼프 발목잡긴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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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코로나19, 재선 도전 트럼프 발목잡긴 역부족?
  • 권영일 객원기자
  • 승인 2020.03.09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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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에도 40%대 후반 지지율 여전
무디스 "50년만 실업률 최저치 기록 등 트럼프 재선에 무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회원들과 코로나19 대응책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매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회원들과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치를 들어보이며 대응책관련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그는 이날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매우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순항하는듯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재선가도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가 미국내에서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신종 코로나19 감염자는 7일 현재(현지시간) 모두 164건, 사망자 11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역도 미 전역 28개주에 이른다. 각 주(州)에서 검사를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확진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리라는 것이 미국 주류 언론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집요한 탄핵 공방을 마무리 짓고 재선 도전에 박차를 가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부 언론에선 코로나19가 그의 재선 가도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성급한 전망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공화당의 안정적인 지지를 받으며 재선 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 대처 능력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일축하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감염자가 대거 발생해 보건 분야가 마비되고 경기도 둔화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적극 대처하는 모습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의 확산진행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던 지난달 말 마이크 팬스 부통령을 총책임자로 한 대책반을 가동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7일 크루즈 선 운영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코비드 19에 따른 새로운 격리 기준 마련에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후 처음으로 애틀랜타에 위치한 CDC를 방문, CDC의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대선가도 복병된 코로나19...문제는 경제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경제분야이다. 우선 미국 경제가 둔화되지 않도록 모든 정책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연방준비제도(FRB)가 지난 3일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0.5%P 내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추가 인하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83억 달러(약10조원)에 달하는 긴급 예산안에도 서명했다. 자신의 치적이라 내세워 온 호경기를 불똥이 튀기 전에 황급히 막으려는 위기감의 발로다. 이런 가운데 14개 주에서 동시에 진행된 민주당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0개 주에서 승리를 거머쥐며 ‘대세론’을 입증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은 조금 복잡해졌다.

그동안 진보 성향 정책으로 표 확장성에 대한 한계를 지적 받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의 맞대결을 통해 오는 11월 본선에서 무난한 승리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중도 성향의 바이든 후보가 사우스 캐롤라이나 경선을 계기로 급부상하면서 보수 vs 사회주의의 대결 구도를 끌고 가려던 선거전략을 수정해야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까지 민주당 경선에 대해 비교적 ‘관전모드’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바이든의 부활’ 소식에 견제 수위를 높였다.

여기에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이로 인한 리더십 논란, 이어진 주식시장 폭락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깊은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코로나19는 확산됐고, 주식시장은 폭락해 행정부의 건강 위기 대응 능력이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바이든의 컴백이 트럼프를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진 잘 버티고 있는 지지율 

거듭된 악재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여론 지지율, 그리고 코로나19 충격에도 아직까진 잘 버티고 있는 경제 상황으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은 47%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초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최고치인 49%보다 조금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지지율이다. 이는 공화당 내부와 공화당과 민주당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론 전문가들은 지지율 45% 이상을 ‘재선 가시권’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부터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간주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 중국과의 이른바 ‘1단계’ 무역협정 체결, 북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의회 승인 등 외교성과를 거뒀다.  그를 탐탁지 않게 보던 미국인들의 상당수가 이 같은 그의 업적에 대해 호감을 갖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다우존스가 금융위기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눈에 띄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만큼 미국경제가 견실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의 경우 미국 경제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손쉽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란 분석을 오래 전에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해 3가지 경제모델을 적용해본 결과,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는 지난 대선에서 확보한 선거인단을 넘어서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것.

무디스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재정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증시 상승률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실업률 전망 등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능성을 예측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수들이 지속된다면 그는 임기를 4년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경제가 트럼프 재선의 관건인데, 코로나19사태가 미국 경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현 행정부와 공화당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현지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 권영일 객원기자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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