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영의 홍차수업] ⑤홍차를 맛있게 우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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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영의 홍차수업] ⑤홍차를 맛있게 우리는 법
  •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20.03.14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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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는 과학이다...나머지는 정성
물은 400㎖당 2g이 기준...우리는 시간 3분
펄펄 끓는 물로 우려야 찻잎 속 성분 그래로 나와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우리나라에서는 홍차 하면 “떫다”라고 하는 다소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이다. 잘 우린 홍차는 떫지 않다. 다시 말하면 그동안 우리가 마신 홍차는 대부분 잘못 우렸기 때문에 떫다고 느낀 것이다.

잘못 우려서 떫은 홍차

물론 좋은 차를 잘 우리면 더 맛있어지겠지만 좋지 않은 차도 잘 만 우리면 떫지 않고 맛있다는 의미이다. 잘 우린다는 것은 마른 찻잎 속에 들어 있는 맛과 향을 이루는 성분들을 우리가 마실 뜨거운 물속으로 잘 추출해 낸다는 뜻이다.

잘 우린다는 것은 찻잎 속에 들어있는 맛과 향 성분을 잘 추출하는 것이다. 사진= 구글
잘 우린다는 것은 찻잎 속에 들어있는 맛과 향 성분을 잘 추출하는 것이다. 사진= 구글

여기에 필요한 것이 물 온도, 우리는 시간, 물 양과 차 양의 적절한 비율 등 3가지다.

일단 물 400ml를 기준으로 홍차양은 2g이다. 그리고 3분 우린다. 아주 펄펄 끓인 물이어야 한다. 차를 우리는 티팟은 미리 예열해 두면 더 좋다. 물 양이 바뀌면 이 비율대로 홍차양도 바뀌면 되나 우리는 시간은 그대로다.

400ml에 2g이 제일 맛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홍차를 선물 받거나 새로 구입한 후 어떻게 우려야 될지 모를 때 첫 시도를 이렇게 하라는 뜻이다.

찻잎 크기에 따라 우리는 시간도 달라진다. 사진= 구글
찻잎 크기에 따라 우리는 시간도 달라진다. 사진= 구글

이 비율이 입맛에 맞으면 계속 이렇게 우리면 되고 좀 약하거나 강하거나 하면 (약할 가능성이 많지만) 홍차양을 조절하면(늘이면) 되는 것이다.

시간은 일단 3분이지만, 모든 홍차를 3분 우리는 것은 아니다. 2분 우릴 수도, 5분 우릴 수도 있다. 시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찻잎의 크기다. 찻잎이 크면 오래 우려도 된다. 독자들은 크다 작다 기준을 잡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3분을 추천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입자가 들어 있는 4각형 티백은 2분 정도가 적당하다.

정수기 뜨거운 물은 홍차 맛 못내

물 온도도 매우 중요하다. 산화를 시킨 홍차는 펄펄 끓인 아주 뜨거운 물에 우려야 된다. 그래야만 찻잎 속 성분이 잘 추출된다.

정수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로는 홍차를 맛있게 우릴 수 없다. 산화 시키지 않은 녹차의 경우에 물 온도를 약간 낮추는 것과는 다르다.

티백은 아주 큰 머그 컵에 2분 정도 우리는 것이 좋다. 사진= 구글
티백은 아주 큰 머그 컵에 2분 정도 우리는 것이 좋다. 사진= 구글

티백을 일반 찻잔에 직접 우리는 경우가 많은데 결코 맛있을 수가 없다. 일반 찻잔은 150~200ml 용량이기 때문이다. 400ml 정도 되는 아주 큰 머그잔에 우려야 하며 이 경우에도 우리는 2분 동안 뚜껑 같은 것을 덮어 두는 것이 좋다. 열손실을 막기 위함이다.

차를 우리는 물은 미네랄 함량이 낮은 연수가 좋다. 사진= 구글
차를 우리는 물은 미네랄 함량이 낮은 연수가 좋다. 사진= 구글

 

 

 

경수보단 연수가 좋아

우리는 물도 중요하다. 경수(센물)보다는 연수(단물)가 좋다. 일반적으로 정수기를 거친 수돗물은 차를 우리기에 좋은 편이다. 생수를 사용해야 할 경우는 모든 생수통에 붙어 있는 '무기질 함량 표'에서 마그네슘과 칼슘 양만 참고하면 된다. 이 두 가지 숫자의 높고 낮음이 경수, 연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낮을수록 좋다. 가장 맛있게 우려지는 생수의 이들 숫자는 각각 5~6 수준을 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맛과 향은 다르다

여기까지가 홍차를 맛있게 우리는 과학의 영역이다. 즉 이 기준에 따르면 어느 정도 수준이상의 맛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나머지는 정성이다. 차를 우리는 3~5분 동안 티팟을 서너 번 흔들어 준다든지, 우려지는 찻잎의 모습에 관심을 보인다든지 하는 감성의 영역이다. 의무적으로 우리는 차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우리는 차의 맛과 향이 같을 수는 없다.

홍차는 기호음료이고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는 그런 비법(소위 골든 룰)은 없다. 여기서 제안한 것은 다양한 차를 많이 마셔본 필자가 생각하는 하나의 '가이드 라인'이라고 여기면 된다.

결국엔 다양한 차를  다양한 방법으로 많이 우려 보면서 자신만의 맛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홍차전문가 문기영은  1995년 동서식품에 입사, 16년 동안 녹차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제품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홍차의 매력에 빠져 홍차공부에 전념해 국내 최초, 최고의 홍차전문서로 평가받는 <홍차수업>을 썼다. <홍차수업>은 차의 본 고장 중국에 번역출판 되었다. 2014년부터 <문기영홍차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홍차교육과 외부강의, 홍차관련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홍차수업2> <철학이 있는 홍차구매가이드> 가 있고 번역서로는 <홍차애호가의 보물상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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