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세계전쟁, 배터리] ②글로벌 車-배터리社, 연합 or 동맹에 명운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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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세계전쟁, 배터리] ②글로벌 車-배터리社, 연합 or 동맹에 명운 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05 11: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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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BYD 등 中 정부 지원 힘입어 R&D 투자 지속
파나소닉, 테슬라 공급 효과에 실적도 흑자전환
완성차 업계도 부품업체와 손잡고 배터리 전쟁 뛰어들어
배터리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기업들은 물론 완성차 업계도 배터리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충전 중인 테슬라 차량. 사진=연합뉴스
배터리 각축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기업들은 물론 완성차 업계도 배터리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충전 중인 테슬라 차량.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전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전기차 시장 또한 확대될 것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전도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선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뒤늦게 부품업체와 손을 잡고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회사 신설에 나서는 등 배터리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추세다.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中 CATL, 정부지원 힘입어 R&D 투자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한 기업은 중국의 CATL이다. CATL은 지난 2018년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면서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11년 애플에 아이폰용 배터리를 공급하던 ATL의 자동차 전지 사업부가 분사하면서 지금의 CATL이 설립됐다. CATL은 출범 이후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짧은 시간 안에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세계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의 28%인 32.5GWh를 출하, 세계 1위의 배터리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이익 역시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ATL은 최근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를 40억 6000만~49억 1000만 위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0~45% 증가한 것이다.

다른 배터리 강자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3사가 지난해 나란히 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CATL의 화려한 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막강한 지원이 뒷받침됐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탄탄한 내수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 아래 지난 2015년부터는 승인받은 자국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위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CATL 역시 이에 대한 혜택을 크게 얻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CATL은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연구개발(R&D) 분야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연 50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인데, CATL을 통해 부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테슬라 측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원재료비가 비싼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 즉 LFP(Lithium Iron Phosphate)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CATL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업체들과는 달리 중국 업체들은 LFP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은 물론, 한번 충전으로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LFP 배터리에 사용되는 인산철이 중국에서 100% 생산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YD가 지난 1월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세단 'Han'을 선보였다. 사진=BYD 홈페이지
BYD가 지난 1월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세단 'Han'을 선보였다. 사진=BYD 홈페이지

워런버핏이 투자한 BYD, 최근에는 마스크 생산도

전기차 업체이자 배터리 제조 업체인 BYD(비야디)는 투자의 귀재인 워런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2008년 9월26일 BYD의 지분 9.09%를 2억3200만달러에 사들인 바 있으며, 현재 약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 투자 성향을 지닌 워런 버핏이 오래전부터 투자한 회사지만, 최근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보조금을 삭감한 영향으로 7개월 연속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내 전기차 소비가 급격히 줄면서 중국 정부가 보조금 지원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BYD는 1월 선보인 신차 'Han'을 통해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1월 선보인 'Han'은 LFP 배터리를 탑재한 EV 세단이다. LFP 배터리를 통해 안전성 및 에너지 효율성은 높이고, 생산비용을 낮췄으며, 올해 대량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BYD는 최근에 마스크 생산 장비 개발에 나서겠다며 '외도'에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중국 내에서도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자, BYD는 마스크 및 방호복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 '코로나 확산 방지'에 힘을 보태겠다는 포부다. 

파나소닉, 테슬라 손잡고 실적도 흑자전환

중국의 CATL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배터리 시장을 장악해온 것은 일본의 파나소닉이다. 

파나소닉은 지난 1월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중국의 내수시장이 침체되자, CATL을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파나소닉이 세계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게 된 데에는 테슬라의 힘이 막강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2017년 테슬라와 함께 미국 네바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운 바 있다. 네바다주 기가 팩토리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원자재 비용을 낮출 수 있었고, 지난해 4분기에는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파나소닉 전체 실적에도 도움이 됐다. 파나소닉의 2019년 3분기 회계연도(9~12월) 전체 영업이익 또한 9억2400만달러를 기록, 시장 전망치를 33%나 웃돌았다.

일각에서는 파나소닉의 실적 개선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파나소닉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이었던 테슬라가 최근에는 CATL, LG화학 등과 잇따라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7일에는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태양광 전지 생산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을 청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도 결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 관련 파트너십은 유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테슬라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에 따른 실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 연구위원은 "테슬라가 전기차 업체로서 빠르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할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서도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면서도 "다만 배터리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파나소닉 실적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파나소닉은 도요타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 오는 4월부터 양산에 나선다. 합작사 설립 이전에도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생산기업에 공동출자 하는 등 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GM CEO 메리 바라 회장이 지난해 12월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합작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화학의 신학철 부회장(오른쪽)과 미 자동차업체 GM의 메리 바라 회장이 지난해 12월5일 미국 미시간주 GM 글로벌테크센터에서 합작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완성차 업계 배터리 생산 '붐'

심화되는 배터리 업계의 경쟁에 글로벌 완성차들 역시 뛰어들고 있다. 직접 배터리 개발에 나서거나, 아니면 부품 업체와 손을 잡고 합작회사를 만드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배터리 전쟁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회 자리에서 "테슬라는 향후 테라와트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그린 에너지 관련 매체인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사가 개발한 배터리에 대한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이 매체는 테슬라가 오는 4월 예정된 회사 설명회에서 구체적인 배터리 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요타를 비롯해 폭스바겐과 GM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업체와 손을 잡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파나소닉과 도요타는 합작회사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앤드 솔루션(Prime Planet Energy and Solutions)을 설립, 4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폭스바겐 역시 스웨덴의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오는 2023년말 혹은 2024년 초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의 1위 자동차 회사인 GM 역시 국내기업 LG화학과 손을 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섰다. GM과 LG화학이 50대50의 지분으로 각각 1조원씩 출자,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연간 3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푸조시트로앵(PSA)의 자회사인 오펠 역시 프랑스 정유사 토탈과 손을 잡고 최대 4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나섰다. 토탈은 자회사 새프트(Saft)를 통해 오펠과 손을 잡고 내년부터 배터리 연구개발 제조시설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자동차회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애플 협력사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의 손을 잡았다. FCA와 폭스콘은 50대50의 지분으로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중이며, 중국 시장에 판매할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폭스콘은 중국 CATL 등과 투자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CATL 주주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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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2020-03-29 19:45:42
LFP(Liquid Iron Phosphate) (X)
==> LFP(Lithium Iron Phosphate)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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