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팬데믹 공포’ 지나 1190원선으로…하락세 주춤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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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팬데믹 공포’ 지나 1190원선으로…하락세 주춤한 이유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03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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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경기 부양 신호에 달러 약세
“불확실성 여전…1190원선 유지”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주요국 경기 부양 기대감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가라앉은 데 따른 것이다. 향후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낙폭이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경제지표는 원화 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증시 매도세 또한 원‧달러 환율 하단을 제한하는 요소로 꼽힌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2시 3분 현재 전날 종가보다 1.30원 내린 달러당 1192.40원이다. 전일 대비 2.2원 내린 달러당 1191.50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 초반 낙폭을 키우며 1186.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 주요국 잇달아 경기 부양책 시사…달러 약세

원‧달러 환율 하락을 자극한 건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부양 가능성이다. 당초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 외 지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금융시장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졌다. 이 가운데 주요국에서 대응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기를 둘러싼 불안감이 다소 완화됐고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도 누그러질 수 있었다.

먼저 미국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긴급 성명을 통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경제에 돈을 퍼붓고 있다”며 “미국이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가지 않으면 불이익을 얻는다”고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만 해도 연준은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고수해왔다. 이와 달리 연준이 과감하게 금리 인사를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 99.9까지 치솟았던 달러인덱스(DXY‧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이달 2일 97.6으로 하락했다.

이외에 일본은행(BOJ) 또한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절히 시장을 조정하고 자산을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정책 수단 조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 침체를 막으려는 국가 간 공조 차원의 대책도 나올 전망이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3일 오전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에서도 긴급 자금 대출에 나설 방침이다. 점차 시장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코로나19 확산세 부담…원‧달러 환율 하단 제한

시장의 관심은 원‧달러 환율 하단으로 쏠리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불확실성이 위험자산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을 넘어 61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인 ‘팬데믹(대유행)’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실물경제 지표로 확인되면서 원화 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한국의 2월 일평균 수출은 지난해 같은달보다 11.7%나 하락했다. 중국에서도 경기 부양책 전 제조업 PMI에 이어 부진한 경제지표가 계속 발표될 수 있다. 이는 위안화를 비롯해 위안화와 연동된 흐름을 보이는 원화 가치에도 부정적인 요소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확진자 수가 급증한 데 따른 내수 위축, 수출 부진 등을 감안하면 원화에 대해선 강세 압력보다 여전히 약세 압력이 크다”며 “달러 약세로 원화도 강세 되돌림이 나타나겠지만 1190원 아래로 하향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국내증시 외국인 매도세도 원‧달러 환율 내림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 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692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지난달 24일 이후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전을 하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 떨어진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지난 6거래일간 4조2000억원을 순매도한 건 원‧달러 환율 하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1190원선 아래에서 수입업체의 결제자금 수요 등 공격적인 저가 매수세 유입은 낙폭을 제한하면서 저지선을 형성하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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