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 이후는 ‘유동성 장세’…"매도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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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 이후는 ‘유동성 장세’…"매도 자제해야"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02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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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주요국 경기 부양 카드 꺼내
확진자 수 증가세 주춤해지면 유동성 유입
“실적 개선 가능한 낙폭과대주 중심 접근 필요”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이날 장 초반 코스피는 상승 출발한 후 약세로 전환됐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이날 장 초반 코스피는 상승 출발한 후 약세로 전환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국내증시 변동성이 커졌으나 “매도를 자제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유동성 공급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전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반도체‧정보기술(IT) 업종 회복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43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9.99포인트(1.01%) 오른 2007.00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전일 대비 10.02포인트(0.50%) 오른 1997.03에 개장한 지수는 장 초반 등락을 거듭하다 강세로 방향을 잡았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달 28일 5개월 만에 2000선을 밑돌며 1987.01에서 장을 마쳤다.

◆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완화

무엇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발언이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운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8일 긴급 성명을 통해 “우리는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고 우리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양적완화(QE)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지난달 코로나19가 한국‧일본‧중국 등 중국 외 제조업국가로 확산한 데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이 가운데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기를 둘러싼 공포심리가 완화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화된 시장의 위험회피성향 또한 점차 사그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기업 실적 불안과 경기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글로벌 유동성이라는 안전판을 마련해준 것”이라며 “위험자산의 저점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고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코로나19 확산세 잠잠해지면 유동성 유입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정점을 지나면 글로벌 증시에 유동성이 유입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추가경정예산과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 방어를 위한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이 논의 중이다. 국내증시에서도 유동성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증시에선 유동성 효과가 확인됐다. 상해종합지수는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 전날 대비 87.99포인트(3.05%) 오른 2968.29를 기록, 지난달 4일 연저점(2685.27)에 비하면 10.5%나 상승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발표한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역대 최저치(35.7)였으나 시장 충격은 없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은 지난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인하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단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때 3000명에 달했던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 이하로 감소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추측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1월 23일 이후 글로벌증시에서 중국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건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덕분”이라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 미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만큼 중국증시와 같은 반등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반도체‧2차전지 등 IT주 관심 가져야”

전문가들은 국내증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향후 풍부한 유동성에 대비한 투자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낙폭이 컸던 업종 중에서 안정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한 업종에 접근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전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반도체를 비롯한 IT주가 꼽힌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요가 꾸준한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반도체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중장기적 추세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또 2차전지와 인터넷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컸던 기업들은 가격 부담이 낮아지면서 새 투자자를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증시 조정 과정에서도 나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양호했고 중국증시에선 선전종합지수와 ‘중국판 나스닥’ 차이넥스트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기존 주도주인 IT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국내증시에서도 IT업종이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증권은 반도체업종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원익IPS, 테스, 해성디에스와 IT하드웨어에선 삼성전기, LG이노텍, 에스에프에이 등의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2차전지와 5세대이동통신(5G), 스마트폰 등과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연결된 화학업종에서도 에코프로비엠, SK코오롱PI, SK케미칼에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물경제 수요가 둔화되면 이들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우려 대비 주가 조정폭이 과도했다”며 “시장의 관심이 정책 대응으로 이동하는 단계에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자동차업종에서 현대차, S&T모티브를 낙폭과대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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