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CC, 정부에 긴급자금 요청..."퇴로 없는 벼랑 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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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LCC, 정부에 긴급자금 요청..."퇴로 없는 벼랑 끝 서 있다"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2.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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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6개사 사장단이 유례 없는 경영위기에 정부에 지원책을 요청했다. 사진제공=픽사베이
LCC 6개사 사장단이 유례 없는 경영위기에 정부에 지원책을 요청했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는 등 자구적 노력을 해왔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6곳이 정부에 긴급 자금 수혈을 요청하고 나섰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LCC 6개사 사장단은 28일 공동 건의문을 내고 "지금 LCC는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 이은 코로나 19사태로 절체절명의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어떠한 자구책도 소용없고 퇴로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읍소했다.

사장단은 "항공산업은 일반산업과 달리 이윤 추구에 앞서 국민 편의와 공공성을 우선하는 기간산업"이라며 "관광, 숙박 등 서비스 및 물류에서 항공기 정비에 이르기까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LCC의 직간접 고용인원만 1만5000여명에 달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항공산업의 붕괴는 크나큰 국가적 손실이며 지금의 위기는 LCC 전체의 위기, 나아가 산업기반 공멸로 까지 갈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장단은 정부에 ▲무담보, 장기 저리 조건의 긴급 경영안전자금 지원 ▲공항사용료 전면 감면 조치 ▲고용유지지원금 비율 한시적 인상 등 3가지 지원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정부가 앞서 지난 18일 항공업계를 위해 내놓은 공항사용료 유예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최대 3개월간 공항시설 사용료에 대한 납부를 유예하고 상반기 중 항공 수요 회복이 안 될 경우에 6월부터 2개월간 착륙료를 10% 감면하고 인천공항 조명료 등 각종 사용료의 감면 기한도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LCC 사장단은 “현재 정부가 제시한 공항사용료 등 각종 비용지원은 감면이 납부 유예는 실질적인 지원이 안 된다”며 “추가적으로로 항공기 재산세 감면, 항공유 수입관세 감면 등 각종 세금 감면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장단이 정부의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 전 각 LCC업체들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한 항공업계의 파장이 실체화된 2월부터 줄지어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하며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자구적 노력을 해왔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 6개사. 사진제공=각사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 12일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의 사내 메일을 통해 "비상경영을 넘어선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경영진 임금 30% 반납 ▲직원 주4회 근무 등 근무시간 조정 ▲전 직원 대상 무급휴가 제도 확대 등의 자구안을 내놨다.

전반적인 항공업계 부진에도 비교적 경영 사정이 나은 업체로 통했던 LCC 업계 2위인 티웨이항공 또한 비상시국을 비켜갈 순 없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19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휴직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기계발 등 시간을 쓸 수 있게 휴직을 권장한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경영 왁화로 인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4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거듭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정 대표는 수입 증대가 어렵기에 비용 절감을 통해 수지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내 놓은 개선안은 ▲기재운영 최적화 ▲효율적인 인력운영 ▲투자계획 재조정 ▲불필요한 비용 절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는 지난 17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휴직은 무급으로 오는 4월15일까지 신청하는 인원을 대상으로하며최소 1주에서 최대 1년까지 신청 가능한 것으로 알렸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또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지난 6일 에어서울은 오는 5월까지 희망자에 한해 단기 휴직을 신청 받았다. 그러나 경영위기가 가중되며 경영진 일괄사직서 제출과 임금반납, 3월 이후 전 직원 대상 1개월 이상 무급휴직 시행 등의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25일 에어서울은 조규영 에어서울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원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달부터 대표 30%, 임원 20%, 부서장 10%씩 임금 자진 반납도 결정했다. 3월에는 부서장 이상 직급 모두가 급여를 100% 반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에어부산은 대표이사 이하 전 임원이 급여 20%~30%를 반납하고 24일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에어서울과 같은 10%의 비율로 부서장들도 임금 반납에 동참했다. 3월부터 전직원 무급 희망휴직도 시행키로 했다.  38개 노선 중 25개 노선 비운항

이스타항공의 상황은 가장 심각하다. 25일 이스타항공은 이날 지급 예정이던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다고 밝혔다. 연말정산 금액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는 추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긴급 노선조정과 운항 축소 ▲임금삭감 ▲무급휴직 ▲단축근무 등을 통해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항공협회 관계자는 "LCC 업계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비상경영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며 "일부 회사가 월급조차 지급을 미루면서 유동성 악화를 토로하고 있다. 자금융통의 장벽을 낮춰 유동성 위기에서 탈출구를 마련해주는 한편 각종 시설사용료와 세금면제를 통해 고정비용을 줄여주는 정부차원의 효율적 지원방안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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