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는 시간문제?…힘실리는 '4월 인하론’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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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는 시간문제?…힘실리는 '4월 인하론’ 근거는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2.2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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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하향 조정…통화정책 대응 필요성 커져
코로나19 진정될 경우, 한은 금리인하 신중론 펼수도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뒤 시장에선 ‘4월 인하론’이 우세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COVID-19) 확산에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넉 달 째 금리 동결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7월, 10월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린 바 있다.

금통위 직전까지 시장에선 기준금리를 인하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이달 중순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 선제적으로 수출·내수 위축에 대응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조한 만큼 한국은행이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 오는 4월 금통위 회의서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가 유지되자 시장의 관심은 두 달 후 열리는 차기 금통위 회의로 향하고 있다. 다음달 중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부진이 확인되면 한국은행이 오는 4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주목받는 건 경기에 대한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금통위 직후 공개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는 지난달과 달리 “경제성장세가 약화됐다”는 표현이 나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됐다”며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경기 대응 차원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또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내려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음달 정점에 달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했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성장률 전망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1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환석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이날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2·3월 실물경제가 둔화하면서 지난해 1분기 경제성장률(-0.4%)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미 오는 4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는 결국 시간 문제”라며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늘린 건 경기 대응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3·4월 경제지표의 부진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하방 위험(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4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 한국은행, 신중한 태도 고수할 수도

이달 기준금리가 유지된 이유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부 및 영향력 확인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증액 등 미시적 대응 필요성 ▲가계대출 증가 및 주택가격 안정 불확실성 등이 꼽힌다.

이외에 통화정책 여력에 대한 의견도 나온다. 금리가 한 번 더 낮아지면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 연 1.00%’라는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로서는 사실상 ‘실효하한’에 다다른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 총재 역시 ‘제로금리(0)’ 가능성과 관련해 “기축통화국 보다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일각에선 이같은 통화정책 여건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행이 오는 4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파장이 한국은행 예상대로 1분기에 그친다면 통화정책 여력을 줄이면서까지 금리 인하를 강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민형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다음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가 내려가려면 2분기 이후 성장 경로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거나 미국 경기 전망 악화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반대로 미국 내 금리 조정이 고려될 정도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지 않는다면 한국은행 역시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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