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전망보고서' 통해 조건부 낙관론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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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전망보고서' 통해 조건부 낙관론 드러내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2.27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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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측 깬 기준금리 동결 후
코로나19 만 진정된다면 "경제 비관적이지 않다" 분석 내놔
사스·메르스 과거 사례 근거로 제시
올해 성장률은 2.3%에서 2.1%로 하향 조정
한국은행이 27일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7일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한국은행은 27일 기준금리 동결 발표 직후, 시장 예측(금리인하)과 다른 길을 선택한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경제전망보고서'를 내놨다.  

요약하면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하강 국면에 들어선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에 열린다. 한국은행은 4월 금통위가 열리기 이전, 코로나19가 진정될 경우를 대비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기준금리 1.0% 혹은 1.1%를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경제전망보고서는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올해 현 경제상황을 아직까지 비관적으로 평가하진 않았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지만 올해 경제성장율을 해외 신용평가사와 IB에 비해 후한  2.1%로 수정해 내놨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추정했던 올해 전망치 2.3%에 비해 0.2%포인트 줄어든 것이다.그러나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변수로 인해 1분기 성장률이 1%대까지 주저 않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성장률 2.1%는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 경제 성장이 나쁘지 만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2003년과 2015년 두차례 있었던 사스와 메르스 사태 이후를 근거로 제시했다. 

"코로나19이후 경기회복 가능성 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 경제 성장세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위축됐으나 성장흐름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된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감소 폭이 점차 줄어들고 상품수출 개선 흐름도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소매판매 및 서비스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외활동 및 해외 여행 기피로 서비스소비와 국외소비에 부정적 영향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지난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가 창궐한 후 상황이 호전되자 관련 지표들이 빠르게 반등했다는 과거 사례를 통해 코로나19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 서비스소비와 국외소비도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며, 올해 민간소비는 지난해 수준인 1.9%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설비투자의 경우 올해 기계류를 중심으로 개선 조짐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투자에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의 투자 지원과 국내 업체의 수익성 개선 등으로 전체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연간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지식재산생산물(R&D)투자는 기업 매출 회복 등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으나 향후 SOC 등 토목건설의 개선으로 감소 폭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며 조정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상품수출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크게 위축됐던 세계교역이 미·중 무역분쟁 완화, 반도체경기 회복 등으로 점차 회복되며 완만한 개선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위와 같은 거시경제 지표들을 종합해 올해 국내 경제성장율은 지난해 말 추정했던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경기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일본의 노무라증권과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코로나19 발생이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율을 각각 1.8%, 1.6%로 하향 조정했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이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이후 경기 낙관론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세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건 사실이다”라며 “다만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고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사태가 진정된 후 민간소비와 수출도 부진에서 벗어나며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또 서비스업 고용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조업 및 건설업 고용이 소폭 증가해 올해 1월중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56만8000명으로 전월 51만6000명에서 확대됐다고 말했다.

향후 취업자수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숙박, 음식, 운수, 도소매 등 관련 서비스업 고용에서는 일정기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로 지난해 0.4%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아지고 유류세 인하 종료 등으로 석유류 가격도 올라가며 전체적인 물가 상승률을 끌어 올릴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서비스 물가가 낮아지는 요인을 작용하겠지만, 최근 일부 공공요금이 인상되고, 전·월세값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상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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