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2.1%로 하향..."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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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성장률 2.1%로 하향..."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2.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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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기관들도 최근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해왔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2.3%보다 0.2%포인트 낮췄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설비투자의 부진이 완화되긴 했으나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됐다"며 "금년중 GDP성장률은 2%대 초반 수준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을 비롯한 생산, 소비 활동 등의 실물경제 위축이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과거에 발생한 유사 사례보다 충격이 클 것이고 그 영향이 1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분기 국내경제성장이 연간 전체 성장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요식업, 관광업, 서비스업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업체들이 있다"며 "사태 전개 향방에 따라 양상이 달라지겠지만 1분기에 충격이 상당히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해외에서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에 대한 어두운 부분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재조정한 해외 기관들. 사진제공=각 기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재조정한 해외 기관들. 사진제공=각 기관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 ‘코로나19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0.8~1.7%를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기존 전망치는 2.1%였다.

노무라증권 또한 지난 18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8%로 낮춰 잡았다. 중국이 오는 6월까지 봉쇄 조치를 이어갈 경우 경제성장률은 0.5%까지 떨어질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ING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 경제성장률을 2.2%로 예측했지만 두 달여만에 0.5% 낮춘 1.7%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1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2.1%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 또한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내렸다. 이외에 영국 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이달 들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캐피털이코노믹스가 2.5%에서 1.5%로 낮췄다.

무디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 충격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생산‧관광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내렸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1월 예측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3%였다. 

그러나 KDI는 지난 10일 경제동향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향후 성장세가 하방 압박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KDI는 "코로나19사태의 전개 방향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거시경제적 영향을 현 시점에서 정량적으로 추정하기는 어렵다"면서 "2월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국내 소비활동 위축이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사태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국내 광공업생산도 일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 수요 위축이 수출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는 거시적 측면의 분석도 내놨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이날 올 2분기까지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성쟝률이 1% 중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메리츠종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및 내수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2월1~20일 일평균 수출은 작년동기 대비 9.3% 줄었고 내수에서도 소비자심리지수(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동반 급락했다"고 전했다.

전날(26일) 나이스신용평가사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2.2%보다 낮은 1%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나이스신평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사태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과 내수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사태의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하면 작년 12월 발표했던 2.2%보다 낮은 1%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나이스신평은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모두 전년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평은 "전염병이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각 경제 주체의 소비심리 위축과 실제 소비감소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코로나19사태도 경제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CSI와 BSI의 집계기간이 각각 2월 11~17일, 2월 11~18일로 코로나19 경보단계가 지난 23일 '심각' 수준으로 상향되기 전이라는 점이다. 지난 19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3월 지표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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