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제성장률 2%마저 무너질까...‘코로나19’ 확산에 전망치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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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경제성장률 2%마저 무너질까...‘코로나19’ 확산에 전망치 줄하향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2.26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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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 0%대 기록할 것” 예상
1분기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전망까지
코로나19 확산에 수출‧내수 우려 확대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확산으로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수출‧내수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외 지역의 확진자 수가 꾸준히 늘어난 데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 ‘코로나19 사태’ 전개 상황에 따라 0.8%~1.7%를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기존 전망치는 2.1%였다.

◆ 2009년 이후 처음 경제성장률 2% 밑돌 수도

노무라증권 또한 지난 18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8%로 낮춰 잡았다. 중국이 오는 6월까지 봉쇄 조치를 이어갈 경우 경제성장률이 0.5%까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ING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지만 두 달 만에 0.5%포인트 낮췄고 현재 1.7%로 예측하고 있다.

*는 오전 9시이후 발생자 포함수치.  자료·그래픽=연합뉴스

앞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2.1%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사흘전 무디스 또한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9%로 내렸다. 이외에 영국 연구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이달 들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캐피털이코노믹스가 2.5%에서 1.5%로 낮췄다.

무디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 충격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생산‧관광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올해 한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0%로 간신히 2%대에 턱걸이했다. 실제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처음 벌어지는 일이 된다. 앞서 1980년 2차 석유파동(-1.7%)과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5%)에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 1분기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전망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4%, 2.3%로 제시한 바 있다. 당초 시장 안팎에선 올해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글로벌 경기 반등 등에 힘입어 한국 경제 역시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뿐 아니라 생산‧소비 등 내수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중(對中) 수출 만 3.7% 감소했다. 또 지난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달 대비 7.3포인트 급락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판단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1분기 경제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JP모건은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0.3%로, 노무라증권은 전망치 범위를 마이너스 2.9%에서 0.2%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기존 전망치 1.4%에서 0.8%~1.1%로 낮췄다.

◆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외 지역으로 번져나가면서 글로벌 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졌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기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만큼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지난 20일 발표한 ‘주요20개국(G20) 조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요소로 꼽았다. 특히 “중국에선 생산이 멈추고 경제활동에 지장이 생기고 있다”며 “중국의 관광‧공급‧수요 등은 다른 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 또한 기존 3.3%였던 전망치를 3.2%로 내렸다. 2%대로 전망치를 낮춘 IB들도 있었다. 무디스와 ING그룹, UBS는 모두 기존 전망치 3.1%에서 2.9%로 하향했다. JP모건체이스 또한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내려 제시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실물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서 “당초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들을 끌어올리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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