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 사라" 트럼프 말에 워런버핏이 내 놓은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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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주식 사라" 트럼프 말에 워런버핏이 내 놓은 의견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2.2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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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에 "주식시장이 아주 좋아보이기 시작"
워런버핏, CNBC와 인터뷰 "하루하루 뉴스에 흔들려선 안돼"
일부 제약업체·통조림 업체, 하락장 속에서도 상승세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워런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워런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주식시장이 아주 좋아보이기 시작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이같은 글을 남겼다. 이날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이틀간 무려 1900포인트나 빠졌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보건 관계자 말이 전해진 것이 지수를 하방으로 끌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자 오히려 매수기회임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미국에서 잘 통제되고 있을 뿐 아니라 미 보건당국이 아주 열심히, 아주 영리하게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싸졌으니 주식을 사기에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대통령, 주식 언급 후 주가 추이는?

역사적으로 보면 대통령이 주식에 대해 언급한 이후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크리스마스 당시 트위터를 통해 "주식을 매수할 엄청난 기회"라고 전했다. 당시 주식시장은 '블랙 디셈버(Black December)라 불릴 정도로 공포에 가득찬 시기였다. 그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통화 긴축정책을 지속하고 있었고, 이로 인한 미 경기둔화 가능성이 시장에 팽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진데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까지 발생한 시점이었다. 당시 뉴욕증시는 고점 대비 20%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시점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매수 기회' 발언은 시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주식시장은 이후 추세적인 상승 흐름으로 방향을 틀었고, 2019년 한 해 동안 35% 급등했다. 뉴욕증시의 강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자랑거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크리스마스 당시 "주식을 매수할 엄청난 기회"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크리스마스 당시 "주식을 매수할 엄청난 기회"라고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주식시장에서 같은 효과를 발휘한 적이 있었다.

지난 2009년 3월3일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주식을 사는 것은 잠재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였던 당시 주식시장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매수 추천'은 주식시장의 암울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이후 주식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의 주가 수준을 뛰어넘고, 오늘날까지 4배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9년 3월3일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좋은 거래"라고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9년 3월3일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좋은 거래"라고 언급했다.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여러가지 자료가 이를 뒷받침 한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주식시장의 공황상태는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라며 "미국은 양질의 성장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불분명하고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것. 만일 상황이 악화된다 하더라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제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개인 재정에 대한 낙관론은 사상 최고수준 혹은 거의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시장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선거 유세용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델텍의 휴고 로저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를 끌어올리려고 하는 것은 다음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개인 투자자들을 시장에 들어오라고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하락세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투자 전문가들에게도 시장의 바닥을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라며 "전세계의 보건 문제는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워런버핏 "코로나19로 인해 흔들리지 마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4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흔들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등 뉴스 헤드라인을 보고 주식을 사거나 팔지 말라"면서 "최근 24시간 또는 48시간 동안 미국 기업의 10년 또는 20년 전망이 바뀌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항상 문제는 발생한다"며 "정말 해야 할 질문은 5~10년 후 이 기업들이 어디에 있을지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주식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하루 하루 뉴스에 흔들리지 말고, 향후 전망이 좋은 기업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투자자들이 이해하고 있고, 장기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 기업에 투자하라"며 "주식을 매수할 때는 외부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그 근거를 종이에 써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폭락 장세에서도 오르는 미국 주식은?

뉴욕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들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코로나19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주식은 제약업종 주식이다. 리제네론과 페리고는 전일 폭락장세 속에서도 각각 4%, 2.7% 상승세를 유지했다.

리제네론이 보유하고 있는 검사 기술이 코로나 치료제를 제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중이다. 천식 치료제를 만드는 페리고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표백제 등 살균 제품을 생산하는 크로락스도 소폭 상승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스팸(SPAM)을 보유하고 있는 호멜푸드도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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