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지분 많은 곳엔 배당도 많다...정의선·이재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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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오너 지분 많은 곳엔 배당도 많다...정의선·이재현 눈길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2.26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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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이재용, 올해도 개인 배당 나란히 1·2위
삼성전자, 상장사 중 기업별 배당금 총액 가장 많아
이재현 회장의 CJ, 전년보다 23% 늘여
실적좋은 메리츠금융도 대주주 16% 늘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CJ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CJ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이 주주 배당 안건을 준비하고 있다. 이중에 그룹 연간 실적에 비해 높은 배당금 증액을 결정했는데, 배당관련 이슈가 있는 기업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26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2355개 상장사 중 지난 21일까지 배당(분기·중간·결산)을 발표한 658개사의 2019년 회계연도 기준 배당금은 총 27조93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 가운데 3년 연속 배당을 한 기업(534개사)을 한정하면 이들의 배당액은 26조7044억원으로 전년(27조5888억원) 대비 3.21% 줄었다.

개인별 배당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474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회장은 2009년 이후 11년 연속 배당수익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1426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부자가 배당으로 1000억원을 넘게 받은 사례는 이들이 유일하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 회장(933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77억원), 이 회장 부인 홍라희 씨(767억원), 최태원 SK 회장(649억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608억원), 구광모 LG 회장(569억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545억원), 구본준 LG그룹 고문(293억원) 등이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메리츠 '호실적'에 배당 늘리고, 범현대 현대해상·KCC '허리띠' 졸라

호실적을 기록해 배당금을 대폭 늘린 기업이 우선 눈에 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배당금으로 544억원을 받게 돼 금융지주 중엔 유일하게 개인배당금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7년 자기자본 규모가 3조원을 돌파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인가를 받은 데에 이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4조193억원으로 초대형IB 조건도 충족했다. 특히 작년 연간 5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데 따라 대주주인 조 회장의 배당금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범현대가의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과 정몽진 KCC 회장은 배당금이 전년 대비 각각 22.1%, 38.5% 줄게 됐다.

현대해상은 위험손해율(보험료에서 사업비용을 빼고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중)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악화돼 정몽윤 회장의 배당금도 줄었다. 

KCC는 지난 2018년에 231억원의 순손실이 났을 때도 2017년과 같은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전년도 대비 절반 수준인 보통주 1주당 4500원(전체 443억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실리콘 업계 시장 점유율 세계 3위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를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인수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17일 KCC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하는 등 악재가 많아 정몽진 회장의 배당금도 줄었다.

◆상속세·증여세 이슈 있는 대기업들, 실적 불문 배당금 증가

오너 일가에게 상속세나 증여세 이슈가 있는 대기업들은 배당금을 증액한 곳도 있다. 차등배당이 없는 이상, 일반 주주들도 그 혜택을 누리게 됐다.  

실제 LG 일가의 경우 지난해 12월 타계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씨를 비롯해 장남 구광모 회장, 장녀 연경 씨, 둘째 동생 구본준 고문, 셋째 동생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은 모두 배당금이 전년 대비 10%씩 증가했다.

LG가(家)는 ㈜LG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회사의 배당금이 주당 2000원에서 2200원으로 늘어남에 따라 개인 배당액도 증가했다.

특히 구본준 고문은 개인 배당액 기준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10위로 올라섰다. 상위 10명 중 유일하게 순위가 변동된 것이다. 구광모 회장 역시 작년 518억원에서 569억원으로 증가했다.

LG그룹 관계자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전년 대비 26.9% 증가한 235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보유 중인 지주사 ㈜CJ 신형우선주(184만주)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와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증여했다. 자녀들의 증여세 마련을 위해 배당을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살 만한데, 어쨌든 저금리시대에 일반주주들에게는 나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CJ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미국의 식품업체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하면서 2015년 5조원 수준이던 차입금은 2018년 7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3분기에는 9조5000억원으로 악화됐다. 

CJ그룹 관계자는 “상장사의 시가배당률은 2% 수준인데, ㈜CJ는 지난해 1.1%였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이익환원 등 기대치에 맞춰 배당을 상향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있는 현대차의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로부터 전년보다 8.23% 늘어난 607.8억원의 배당금을 받게된다. 반면 실적이 양호했던 조석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부자는 계열사중 배당 회사 종목수가 줄어드는 바람에 배당금도 5%씩 줄었다.

◆저금리땐 고배당이 최고...기업별 배당금 총액 많은 곳은

아울러 기업별 배당금 총액은 삼성전자가 9조6192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현대차는 1조535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조260억원을 배당, 1조원 이상 배당 기업이 3곳이었으나, 올해는 SK하이닉스의 배당금이 6840억원으로 33.3% 줄었다.

이어 신한지주(8839억원), KB금융(8611억원), 포스코(8012억원), SK텔레콤(7301억원), SK하이닉스(6840억원), 하나금융지주(6165억원), KT&G(5570억원), 우리금융지주(505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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