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년전 농경 흔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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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천년전 농경 흔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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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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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인천 운서동 출토 토기서 곡물 자국 발견
▲ 인천 운서동 유적의 토기에서 찾아낸 곡물 압흔. /문화재청

기원전 4천∼3천600년에 조성된 대규모 취락 유적인 인천 운서동Ⅰ 유적의 토기에서 조와 기장의 압흔(壓痕, 눌린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식물고고학을 통한 선사시대 농경화 연구'의 일환으로 중앙문화재연구원의 협조를 얻어 진행한 운서동 출토 토기의 압흔 조사 결과 조와 기장 등 곡물의 흔적 131점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이와 함께 강릉대학교 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기원전 3천500∼3천년 전에 형성된 양양 지경리 유적의 토기에 대해 실시한 압흔 조사에서도 조와 기장, 들깨 등 곡물 흔적 294점을 찾아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운서동Ⅰ 유적은 그간 정형화된 농기구와 대규모 주거지가 출토된 점으로 미뤄 농경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전의 발굴조사에서는 곡물의 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에 토기에서 확인된 조와 기장은 채집 활동으로는 구할 수 없고 농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품종이다. 두 곡물의 야생종은 각각 강아지풀과 개기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양양 지경리 유적은 신석기시대의 다른 유적과 달리 기장 산출량이 조의 6배에 달해 기장 중심의 농경이 발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소 측은 "운서동 유적은 곡물 압흔이 확인된 우리나라의 대규모 취락 유적지 가운데 가장 시기가 이르다"면서 "초기 농경에서 조와 기장 같은 잡곡을 직접 재배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 시작된 농경 활동이 서해안으로 전파된 뒤 동해안과 남해안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조미순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토기에 자국을 남긴 곡물은 껍질에 싸인 상태로 탈곡한 뒤 도정 단계에서 들어간 것으로 짐작된다"며 "하나의 토기 점토 안에서 곡물 압흔 70여점이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은 이번 조사에서 주사전자현미경(SEM) 촬영을 실시했고, 오바타 히로키 일본 구마모토대 교수와 이경아 미국 오리건대 교수의 조언을 받았다.

연구소는 연구 성과를 정리해 '한국 신석기시대 고고식물 압흔 분석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 곡물 압흔이 나온 양양 지경리 유적의 토기. 노란 점이 압흔이 발견된 곳이다.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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