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27% 상승’ 한진칼...경영권 분쟁에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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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7% 상승’ 한진칼...경영권 분쟁에 더 오를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2.21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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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주주총회 앞두고 ‘지분 경쟁’
조원태,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여부 관건
기업 가치 제고 및 주주 친화 정책 잇달아 내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그래픽=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의 경영권 분쟁에 그룹 지주사 격인 한진칼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측이 지분 경쟁을 펼치면서 기업 가치 제고는 물론 주주 친화적 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져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단기적으로 다음달 주주총회까지 주가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 거래일 대비 1350원(2.73%) 오른 5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30일 종가(4만원)와 비교하면 27.0%나 상승했다. 전일 주가는 장중 5만37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 경영권 분쟁 본격화…지배구조‧재무구조 개선 기대감

한진칼 주가는 조 회장과 일명 ‘반(反) 조원태 연합’으로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진칼 2대 주주 KCGI를 비롯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계열사 등이 조 회장에 반기를 들고 있다.

시장에선 양측이 다음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배구조‧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 친화적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 회장 측과 ‘반 조원태 연합’ 모두 과반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기관투자자 등의 표심을 잡아야 해서다.

조 회장은 델타항공, 카카오 등을 등에 업고 주주총회 우호 지분 33.5%(지난해 12월 26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을 확보했다. 지난달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을 맺은 ‘반 조원태 연합’의 지분율은 32.0%로 조 회장 측보다 1.5%포인트 적다. 국민연금 등 기타 주주들이 나머지 34.6%를 차지한다.

◆ 주주총회서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결정

관건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함께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의 임기가 만료된다.

‘반 조원태 연합’은 지난 13일 주주제안을 통해 새 사내‧사외이사 후보 8명(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 사퇴)을 추천, 조 회장의 연임과 조 회장 측의 이사 후보 선임을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렇게 되면 이사회는 기존 이사 4명을 포함해 12명으로 늘어난다.

주주총회에선 사내이사 자리를 지키려는 조 회장과 새 이사 후보들을 선임하려는 ‘반 조원태 연합’ 측의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실제 양측 모두 소액주주‧기관투자자 등을 사로잡기 위해 경영 쇄신안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한진그룹은 지난 6~7일에 걸쳐 각각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반 조원태 연합’ 또한 주주 제안에서 전문경영인 체제,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 회장과 ‘반 조원태 연합’ 간 우호 지분 확보 경쟁에 힘입어 다음달 주주총회까지 한진칼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측 모두 지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한진그룹 전반적으로 개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주총회 이후에도 경영권 분쟁 계속될 수도

일각에선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자리 잡지 못한 쪽이 향후 임시 주주총회나 내년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분쟁을 끌고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조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대한항공의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 지난달 말 기준 한진칼의 대한항공 보통주 지분은 29.96%(우선주 포함 29.62%)로 한진칼 이사회 장악 여부가 대한항공 경영권 향방을 가르는 셈이다.

시장에선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당분간 지분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KCGI는 지난 20일 한진칼 지분율을 37.1%로 늘렸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올 들어 확보한 지분은 다음달 주주총회 의결권이 없지만 향후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현재 조 회장 우호 지분율(38.3%)에 1.2%포인트 가량 부족하지만 현재 모집 중인 1000억원 규모 새 펀드(‘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를 통해 한진칼 지분율을 40%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조 회장과 ‘반 조원태 연합’ 간 기업 가치 제고 방안과 주주 친화 정책도 계속해서 나올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선 어느 한편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한진칼 지분 경쟁이 계속되면서 한진칼뿐 아니라 계열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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