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애플도 구독형 서비스"...실리콘밸리서 속속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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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애플도 구독형 서비스"...실리콘밸리서 속속 등장
  • 오성철 기자
  • 승인 2020.02.20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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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의료, 스마트홈 분야에서 업그레이된 형태로 치열한 경쟁
KOTRA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
일정한 기간 내 같은 목표를 달성하도록 독려하는 형태의 구독 서비스. 자료=ONE YEAR NO BEER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오성철 기자] 넷플릭스를 비롯한 구독형 비즈니스가 급속하게 성장하게 되면서 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에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 의료산업, 스마트 홈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KOTRA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보고서를 통해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 시장규모는 2015년 약 4200억 달러(약 496조원)에서 2020년 약 5300억 달러(약 62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3년에 전세계 기업의 약 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상품 소유 대신 경험서비스 제공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은 정기적으로 이용료를 지불해 ‘구독’하는 방식으로 일정 기간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경험하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 방식이다.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 상품의 소유가 목적인 제품 중심이라면, 구독형은 서비스나 상품의 구독을 통한 경험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은 이동통신 기술의 발달로 사용자가 늘어나고, 경험 기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기존의 넷플릭스형 모델, 구독 박스형 모델에서 벗어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혁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도 새로운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여념이 없다. 게임산업은 그동안 기존 기술의 한계로 구독 서비스가 어려웠으나 5G의 출현으로 서버응답속도가 혁신적으로 빨라지게 되면서 애플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업들이 게임 구독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기존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앱 내 결제를 유도하는 바람에 사용자의 불편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앱 내 결제와 DLC를 포함한 모든 추가 결제를 금지한 구독형 게임서비스 애플 아케이드(Apple Arcade)를 내놓았다.

구글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여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구독형 게임서비스 스태디아(Stadia)를 출시했다. 인공지능 컴퓨팅업체인 엔비디아(NVIDIA)는 기존의 콘솔이나 PC로만 즐길 수 있던 게임을 클라우드를 이용해 즐기는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Nvidia Geforce Now)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막대한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 이른바 ‘AAA 게임’에 대해서 자체 유통망을 통해 구독 형태의 게임을 늘리고 있다.

자료=FORWORD
자료=FORWORD

◆보험없이 정기 구독으로 24시간 건강검진 서비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메디컬 스타트업 포워드(Forward)는 보험이 없어도 정기 구독(월 정액료 149달러)을  통해 24시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첨단 장비와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다양한 질병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 시스템 기술로 치료법 및 건강 관리 방법을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환자의 건강 이력을 관리한다.

포워드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라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대상범위가 훨씬 광범위하다는 점 ▲보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최신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워드는 의사들이 세운 병원이 아니라 구글, 우버 등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의기투합해 인공지능기술을 겸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여러 벤처 캐피탈을 포함해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전 CEO 에릭 슈미트, 세일즈 포스 닷컴 창업자 겸 CEO인 마크 베니오프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사물 인터넷 장치로 채워지는 스마트 홈에서도 구독 서비스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월 또는 연간 구독료를 지불함으로써 하드웨어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클라우드를 통해 수행할 수 있으므로 적은 비용으로 스마트 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구글은 2014년 스마트 온도 조절계와 같은 스마트 홈 제품을 생산하던 네스트를 인수했다. 사물 인터넷 기반 하드웨어는 물론, 스마트 홈 장치에서 전송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절하는 소프트웨어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되면서 가정용 카메라인 네스트 캠,  초인종인 네스트 도어벨, 연기 감지 센서 네스트 프로텍트 등과 같은 더 많은 스마트 홈 제품을 출시했다. 특히 네스트 캠을 통해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용자가 클라우드를 통해 음성이나 영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전용 서비스인 네스트 어웨어(Nest Aware)에 대한 구독 서비스업을 실시했다.

자체 온도 조절기와 감시 카메라를 출시한 미국의 업체 비빈트(Vivint)는 아마존과 네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구글,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이용한 보안 기반 스마트 홈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제공하고 있다.

◆ 사물인터넷·5G 보급에 영역 확대

전문가들은 사물 인터넷, 5G의 보급으로 일부 상품 및 서비스에 한정되었던 과거에 비해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다양한 형태로 보급,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글로벌 검색 플랫폼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구독형 비즈니즈 모델은 넷플릭스에서 촉발된 개인화 추천 기술, 즉 개인의 취향과 특색에 맞는 큐레이션 기술이 빅데이터, 머신러닝 기술과 결합되어 고도화가 이루어지면서 활성화되고, 이것이 또 다른 모델의 창출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기술의 변화 뿐만 아니라 ‘욜로(YOLO)’로 대표되는 2030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즉 현재의 행복과 가치에 집중하는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이 소비 성향에도 영향을 주면서 제품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경험에 기반을 둔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호응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구독 서비스는 사용자가 단순히 ‘가입 해지’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서비스 해지가 가능하므로 기업은 사용자의 이탈 방지를 위한 최선의 서비스 제공은 물론이고, 이탈하였던 고객이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이 기사는 KOTRA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작성자 구현모)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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