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샌더스 "악몽인가, 희망인가"...월街 내부서도 목소리 엇갈려
상태바
[Who is] 샌더스 "악몽인가, 희망인가"...월街 내부서도 목소리 엇갈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2.14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가 다수 "샌더스 의원, 미 경제 망칠 것" 우려
일각에서는 "민주당 정권 아래 주가 상승 높았다" 반박
빈부격차 해소가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도움준다는 의견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지자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약진에 월가가 두려워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악몽'이라고 표현하고, 또 다른 이들은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간주한다. 

월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샌더스 의원의 약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지만, 월가 내부에서도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샌더스 의원에 대해 찬성하는 목소리와 반대하는 목소리가 엇갈리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가 "샌더스 의원 당선되면 경제 망친다"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칭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그가 내놓는 공약은 '부의 평등화'로 요약되며, 대표적으로는 법인세 인상안을 꼽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21%로 끌어내린 법인세를 다시 35%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부유세 도입 및 무상 의료·교육을 주창하며, 월가의 대형 은행 및 금융기관을 축소하고 재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내놓는 정책들은 월가 입장에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것들이다. 금융시장에는 타격이 불가피한 정책들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당선될 경우 주가가 30~40% 가량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미국 유명 투자자이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샌더스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이 될 경우 주가는 30~40% 가량 낮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연방준비제도(FRB)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미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업주식은 약 15조6000억 달러(약 1경 8458억 원) 규모다. 만일 주가가 40%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6조2000억달러(약 7334조원) 가량의 부(富)가 파괴되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로이트 블랭크파인은 트위터를 통해 "샌더스 의원이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만큼 사회를 분열시키고, 경제를 망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이같은 의견에 힘을 실었다.  샌더스 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경제를 망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가 더는 옳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블랭크파인 주장에 동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역시 불확실성 크다"

월가에서는 샌더스 의원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그가 내놓는 정책들이 장기적으로는 미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관세를 포함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불확실성'인데, 트럼프 대통령 또한 많은 분야에서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UBS자산운용의 에반 브라운은 1월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할 경우 관세 등 분야에 있어서 훨씬 공격적이고 예측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P모건펀드의 데이비드 캘리 역시 "법인세 인상은 주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국 및 이란과의 관계에 따른 변동성과 불확실성 역시 마찬가지로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식시장에 공화당이 유리하고, 민주당은 불리하다는 결론을 자동적으로 도출해서는 안된다"며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CFRA 리서치에 따르면, 1944년 이후 S&P500 지수는 민주당 정권에서 연평균 11.1%의 상승률을 보여, 공화당 정권에서의 상승률 6.9%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는 선거 직후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민주당 정권의 임기 첫 해 동안 S&P500 지수는 평균 17%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공화당 정권의 임기 첫 해 상승률은 0.4%에 그쳤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6년에도 월가에서는 '주식시장의 파멸'을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승을 거두며 대통령에 당선됐을 당시 약 5시간 동안 선물 시장은 폭락했으나, 이후 미 주식시장은 역사적인 반등에 성공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자랑거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 다우지수는 58% 상승했다. 

즉, 주식시장은 정치적인 영향보다는 당시의 경제 흐름과 기업들의 이익에 의해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CNN은 "주가의 원동력은 정치가 아닌 경제와 기업 이익의 건전성"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이 강조하는 '부의 평등화'가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미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소재 투자은행 웨스트우드 캐피털의 댄 앨퍼트는 "월가에는 훨씬 더 이해심이 많은 또다른 사람들이 있다"며 "빈부격차의 확대는 자유사회와 민주주의에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호켓 코넬대 법대 교수 역시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 언론 인터뷰를 한 뒤 "금융업계 동료들로부터 소득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개인적인 격려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하며, 월가 내부에서도 샌더스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음을 언급했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자들은 대형 은행 재편 방안에 대해서도 "미국의 6대 은행은 10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미국 GDP의 50%가 넘는다"며 "금융권 내에서 엄청난 집중은 중산층을 해치고 선택권을 제한해 경제에 피해를 입힌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샌더스 의원은 지난 11일 실시된 두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일 열린 첫 경선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에게 0.1%포인트 차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