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TRS 계약논란’…'투자자-증권사-판매사' 속사정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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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TRS 계약논란’…'투자자-증권사-판매사' 속사정 제각각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2.13 17: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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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S 계약’ 증권사, 라임자산운용 부실 운용 공모 가능성
TRS 자금 돌려준 후 일반투자자 상환…불완전판매 논란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둘러싼 소송전이 본격화하면서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부서가 라임자산운용과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TRS 계약에 묶인 펀드에 가입했던 일반투자자의 경우 투자금을 거의 못 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자들은 증권사 PBS 부서 관련자들을 고소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광화는 투자자 35명을 대리해 전일 라임자산운용에 PBS를 제공한 증권사 책임자를 고소했다. 앞서 법무법인 한누리 또한 지난달 투자자 3명을 대리해 신한금융투자를 고소한 바 있다.

◆ ‘라임 사태’ 키운 TRS 계약

라임 사태의 화살이 증권사에게 향한 건 라임자산운용과 맺은 TRS 계약 때문이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자산운용사 대신 주식‧채권‧메자닌 등 자산을 매입해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자산운용사는 레버리지(leverage)로 자금 규모를 키워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자산운용사들은 TRS를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는 수익원 다각화 일환으로 TRS 계약을 통해 자산운용사에 자문 등을 제공하는 PBS 부서를 두고 있다. 그중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5000억원 규모의 TRS 계약을 맺었고,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계약 규모는 각각 1000억원, 700억원 수준이다. 모두 6700억원으로 지난해 10월 환매 중단한 펀드(1조6000억원)의 41.9%를 차지한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PBS 부서가 라임자산운용 부실 운용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TRS 계약 자금이 들어간 모(母) 펀드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가 미국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연루된 사실을 알고도 라임자산운용과 투자자들에게 사실을 숨겨 사태를 키웠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금감원은 지난 5일 검찰에 신한금융투자의 임모 전 PBS 본부장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을 사기‧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에 자금을 투입한 증권사로선 당연히 편입 자산을 살피고 운용 상황을 관찰하게 된다”며 “직접 운용만 하지 않았을 뿐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운용 방식을 몰랐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금융투자는 판매사로서 부실을 알고서도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상 정보교류차단장치(차이니즈 월) 적용을 받아 펀드 판매 부서가 PBS 부서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TRS 계약 맺은 자펀드 일반투자자 손실률 커져

일반투자자 입장에선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가 펀드 상환 자금을 먼저 가져가는 점도 못 마땅하다. TRS 계약으로 펀드 자산을 대신 매입한 증권사는 계약 종료 후 매입자금을 돌려받고 나머지 수익을 펀드에 넘겨준다.

예컨대 자산 규모 1억원인 펀드의 손실률이 50%라면 투자자는 단순히 5000만원 환매를 기대한다. 그러나 1억원 중 1000만원이 TRS 계약으로 자산을 매입했을 경우 증권사가 5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을 가져가고 투자자에겐 4000만원만 떨어진다.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 중 무역금융펀드를 제외한 모펀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예상 회수율은 각각 50%~65%, 58%~77%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플루토 FI D-1호’의 평가액은 9373억원, ‘테티스 2호’는 2424억원이었다. 즉 평가액에 예상 회수율을 적용하면 각각 4687억원~6092억원, 1406억원~1866억원을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현재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173개 자(子)펀드 중 29개 펀드가 TRS 계약에 얽혀 있다. 이들 자펀드의 경우 자금 상환 시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의 자산 매입 자금을 먼저 돌려줘야 하므로 투자자들의 회수율은 모펀드보다 낮아진다.

판매사를 통해 펀드를 가입하는 과정에서도 TRS 계약 내용을 듣지 못했다는 일반투자자들도 나오고 있다. 이는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 현재 자신이 투자한 자펀드의 TRS 계약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투자자도 있다.

◆ 판매사 “불완전판매 논란만 일파만파”

라임자산운용은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 판매사와 업무협약(MOU) 형태로 일반투자자의 손실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증권사가 도의적 측면에서 양보해야 일반투자자들의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달 라임자산운용과 증권사 세 곳과 만나 ‘3자 협의회’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라임자산운용과 금감원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증권사 자금을 투입한 만큼 TRS 계약에 따르지 않을 경우 주주에 대한 배임에 해당할 수 있어서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TRS 계약은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는 대신 수수료만 받고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 모두 자산운용사에서 넘기는 것으로 담보대출처럼 선순위, 후순위를 논하긴 어렵다”며 “증권사가 자금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사이에서도 라임자산운용과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협약에 소극적인 것만 봐도 투자자 손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 자금만 손실보지 않으면 괜찮다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판매사 관계자 또한 “‘라임 사태’의 근본 원인이 라임자산운용의 운용 과정에 있다면  증권사 PBS 부서의 책임도 있을 것”이라며 “일반투자자 입장에선 판매사에 문제 제기를 할 수밖에 없어 불완전판매 논란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은 삼일회계법인의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회계 실사 내용을 토대로 오는 14일 환매 중단 펀드의 예상 손익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3월 말에야 무역금융펀드 실사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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