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ZTE는 중국인 직원 동원 안 해
GSMA의 행사 강행, 외신들 "경제적 손실 크다"
전시장 ㎡당 1000유로, 에릭슨 600만 유로 손실 추정
취소시 바르셀로나 지역 경제에도 치명타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우려한 글로벌 기업들의 'MWC 2020' 보이콧이 늘고 있다. 가장 처음 불참 의사를 밝힌 LG전자에 이어 에릭슨, 아마존, 엔비디아 등이 연이어 전시 철회 소식을 전했다.
삼성전자, ZTE,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은 참가단 규모를 대폭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화웨이와 ZTE는 자국 직원을 'MWC 2020'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WC 주최자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올해 행사를 밀어붙이는 이유가 금전적 손실 때문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 화웨이·ZTE, 중국 직원 배제한다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이었던 아마존은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한국의 LG 전자를 비롯해 세계 2위 통신 장비업체 에릭슨,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처리장치) 1위 업체 엔비디아 역시 불참 의사를 전했다. 이들 회사들은 "공중 보건 위험을 고려해 동료와 파트너, 고객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자, ZTE,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은 참가를 철회하지는 않았지만 간담회 등의 행사를 취소하는 등 규모를 줄이는 것으로 결정했다. 특히 화웨이와 ZTE는 중국인 직원을 바르셀로나로 데려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일간지 CITY AM은 "화웨이와 ZTE는 'MWC2020'에서 중국인 직원을 제외할 것"이라며 "고위급 회의에 참석할 직원들은 회의 전 최소 2주간 유럽에서 격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장 평방미터당 1000유로…문제는 '돈'?
지난달 행사장 방역 계획을 발표한 'MWC2020' 주최 측인 GSMA는 최근 추가 대책을 내놨다. 중국 후베이성 출신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최소 14일 간 중국 이외의 지역에 체류했다는 것을 증명해야한다.
글로벌 IT·통신 기업들이 연이어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지만 이처럼 GSMA는 여전히 행사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돈'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의 IT매체 'Digital Trends'는 "미국 기업분석 플랫폼 업체 Owler에 따르면 GSMA의 연간 매출은 2억8800만 달러(약 3419억원)로 추정되고 MWC는 GSMA의 연간 주요 수익산업 이벤트"라며 "'MWC2020'이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록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지 'Cronica Global'은 에릭슨의 손실을 예로 들었다. 보도에 따르면 행사장에서 전시장 ㎡당 가격은 약 1000유로(약 130만원)다. 에릭슨은 약 6000㎡의 전시 공간을 예약했다가 취소했기 때문에 GSMA는 약 600만 유로(약 78억원)의 손실을 봤다.
또 이 매체는 "GSMA가 'MWC 2020'에 참가하는 업체들에게 50%의 보증금을 요구했는데, 그 금액은 환불되지 않지만 이 금액 만으로 예전의 영광을 찾을 순 없을 것"이라며 "GSMA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빈 공간을 새로 채워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열리는 바르셀로나의 경제적 손실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Digital Trends'는 "지난해 'MWC2019'는 바르셀로나 지역에 행사기간동안 1만4000여 개의 파트 타임 일자리를 만들어냈으며, 지역 경제창출효과는 5억8500만 달러(약 6686억원)였다"고 덧붙였다.
'Cronica Global'은 "불참을 선언한 4개의 대기업은 GSMA와 지방 정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더 많은 회사가 (MWC2020에서)철수하면 5억 유로(약 6500억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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