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디폴트 우려 고조...중국 부실채권(NPL)시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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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디폴트 우려 고조...중국 부실채권(NPL)시장 커진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2.07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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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기업들 재정압박 커져
디폴트 우려 확산되자 NPL 시장에 대한 관심 커져
NPL 규모 계속 확산될 듯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부실채권(NPL)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부실채권(NPL)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근 국내 금융권에 중국 금융계의 한 인사가 사업협력 제의를 했다. 중국 부실채권(NPL, Nonperforming Loans) 시장이 커지고 있으니 공동사업을 추진할 수 없겠느냐는 타진이었다.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된 이후 부채가 많은 중국의 수출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다.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과다 부채 기업들이 중국의 NPL시장에 나오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중국의 NPL 규모가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여파로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는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NPL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디폴트 급증..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회계기업인 PwC(Pricewaterhouse Coopers)의 연구 결과, 중국의 NPL을 비롯한 부실자산 규모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2019년 NPL 및 부실자산 규모는 이미 1조5000억 달러(약 10조 위안, 약 1781조 원)로 사상 최대규모를 도달했다. 

PwC의 연구결과는 일반적인 NPL과 은행의 요주의 대출,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한 NPL 등을 모두 합한 수치를 다루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 공식 발표한 중국 은행들의 NPL 보유 규모는 총 3150억 달러(2조2000억 위안, 약 374조 원)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PwC 연구자료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다루지 않고 있지만, 다른 소식통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기업들의 신용악화 부담이 가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부채상환 압박이 더욱 가중되고, 이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NPL 시장 또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디폴트 규모는 197억 달러(1376억 위안, 약23조4000억 원)에 달했으며,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기업 회사채는 약 2435억 달러(1조7000억 위안, 약 289조 원)이며, 이는 전년동기 2291억 달러(1조6000억 위안, 약 272조 원)보다 많은 규모다. 중국 기업들이 올해 상환해야 할 역외 채권 규모도 300억 달러(약 2095억 위안, 약 35조 원)에 달하고, 이 중 49억 달러(약 342억 위안, 약 5조8000억 원) 규모가 3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과거에는 제조업체 중심으로 디폴트가 발생했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및 호텔, 소매업종 등에서도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는 추세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반스 프리처드는 최근의 투자 메모에서 "최근 디폴트의 급증은 중국 기업들이 재정 부문에서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는 폭넓은 증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기업의 과다부채 문제는 수년 전부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이었다.

중국 은행들 부담도 가중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중국 은행들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사태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중국 금융당국은 은행들에게 중국 기업들을 위한 각종 지원을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신용카드 대금 및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개인들에게 지불 유예 기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의료기관 및 바이러스 억제에 필수적인 회사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된 지역의 기업들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확대 지시도 내려졌다. 

S&P글로벌은 "중국 은행들이 8000억 달러(약 5조6000억 위안, 약 950조 원) 규모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산별 6대 은행은 1.32%의 부실채권 비율을 기록한 바 있는데, 최근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약 8021억 달러(5조6000억 위안, 약 952조 원)의 신규 부실대출이 발생할 경우 이 비율이 최대 6.3%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재정상태가 악화됐고, 이로 인해 약소기업들의 경우 채무 상환에 있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크트리 캐피탈 그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경제의 특정 분야를 파괴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투입하지 않으면 심각한 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NPL 포트폴리오 거래 건수 추이. 자료: PwC, 블룸버그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NPL 포트폴리오 거래 건수 추이. 자료: PwC, 블룸버그

해외투자자들, NPL 시장에도 관심

이처럼 중국 기업들은 물론 은행들 역시 재정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구조조정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고, 이에 따른 NPL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더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협상 합의 일환으로, 미국 기업들이 은행에서 직접 부실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면허를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PwC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NPL 포트폴리오 거래 건수는 2017년 9건에서 2018년 13건, 2019년 14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PwC는 지난해 국제 투자자들이 중국 NPL에 11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몇몇 저명한 투자자들 역시 NPL 포트폴리오 거래를 검토중이며, 올해 안에 거래를 마무리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언급했다.

PwC는 "최근 해외 투자자들에 의한 NPL 거래 중 대부분은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등 중국의 부유한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딜리는 "중국 부실채권 시장 규모는 매우 크다"면서 "만일 당신이 부실채권 펀드를 운용한다면, 투자자들에게 왜 중국을 쳐다보고 있지 않는지 설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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