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中 신종코로나 첫 경고한 의사 '리원량' 감염으로 숨져···대륙 애도 물결
상태바
[Who is] 中 신종코로나 첫 경고한 의사 '리원량' 감염으로 숨져···대륙 애도 물결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0.02.07 0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우한중앙병원 "바이러스 확산과 싸우다 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중앙병원 의사 리원량(李文亮·34) 의사가 바이러스 확산방지 위해 싸우다 숨졌다. 사진=리원량 웨이보/인민일보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퍼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을 받았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했다.

중국 우한중앙병원(武汉中心医院)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리원량이 7일 오전 2시58분께(현지시간) 사망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리원량은 신종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다 감염됐고 지난달 10일께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인 뒤 입원했었다. 그는 회복하면 최전선에서 다시 환자를 돌보겠다는 뜻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한 중앙병원은 "리원량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과 싸우다 불행히도 감염됐다"면서 "우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애도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그가 바이러스(퇴치)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경보(新京報),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 등 중국 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우한시중심병원 의사 리원량이 전날 밤 병원에서 폐렴 증세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우한시중심병원은 이날 새벽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올린 글에서 중환자실에서 리원량이 긴급 소생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리원량은 환자를 돌보다가 지난달 10일께부터 기침과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최근 폐렴으로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 이 사실을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작년 12월 30일 사스 확진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병원 문건을 얻게 됐다.

리원량은 그날 동창인 의사 7명이 같이 가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서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사스 확진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글을 올린 이후 인터넷에 급속히 전파돼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중국 공안은 이후 리원량과 다른 의사 친구들을 데리고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해쳤다면서 '훈계서'를 받았다. 훈계서는 조사자가 위법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정부의 부실했던 초기 대응에 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새로운 질병을 세상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원량의 재평가 요구가 높았다.

대중들은 그를 의로운 '내부 고발자'로 높이 평가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마스크 등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환자를 돌보다가 감염됐다.

그가 위중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우한중앙병원 소셜미디어계정에는 쾌유를 기원하는 댓글이 50만건 가까이 쇄도했다.

우한중앙병원 입구에 리원량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였다. 사진=뉴욕타임즈
우한중앙병원 입구에 리원량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였다. 사진=뉴욕타임즈

이날 리원량의 사망과 관련한 여러 개의 화제가 웨이보의 인기검색 순위에 올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웨이보 이용자들과 중국 일부 언론은 그를 '영웅'이라고 칭했다. 한 누리꾼은 "온 힘으로 우리를 보호해주려 한 당신에게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리원량 이름의 '밝을 량'자를 사용해 "2020년 가장 밝은 별이 졌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특히 그가 진실을 알렸는데도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이유로 경찰에서 처벌받은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천국에는 (경찰의) 훈계 조치가 없기를 바랍니다. 편히 가세요. 영웅!"이라고 썼다.

다른 이용자는 "천당에는 거짓이 없기를"이라고 썼다. 그가 신종코로나를 경고하고도 괴담 유포자로 매도당한 것을 거짓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어느 누리꾼은 "사과하라"는 말과 함께 '유언비어를 퍼뜨린 8명이 처벌받았다'는 자막이 달린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 화면을 갈무리해 인터넷에 올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