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반등'..."일시적 현상일 뿐, 속단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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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증시 '반등'..."일시적 현상일 뿐, 속단은 금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2.0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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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상해종합지수 장중 한 때 1% 반등
전일 7.7% 급락 후 반등...'부화뇌동' 금물
전문가들 "차익실현 우선, 상황보며 매수해야"
3일 마스크를 쓴 남성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마스크를 쓴 남성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3일 중국 주식시장이 4년5개월 만에 최대 폭 하락 후 4일 장중 한 때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설 연휴를 마치고 11일만에 문을 다시 연 중국 주식시장 역시 이같은 전망을 반영, 7.7%의 하락세를 기록한 바있지만, 4일에는 전날의 하락세를 만회하며 장중 한 때 1% 이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플랜 A. "데드캣바운스일 뿐..신중히 접근해야"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세를 멈추었다는 점에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급락 직후 반등은 또다른 하락추세에 접어들기 전에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혹이라는 것이다. 

배런즈에 따르면, 오안다코퍼레이션의 에드워드 모야는 "우리가 만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와 사망자가 매일 20%씩 늘어나는 것을 계속 보게된다면 이날 반등은 그저 '데드캣 바운스'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월가에서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란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오른다'는 말로,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아주 잠시 반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사태가 빠른 시일 내에 안정을 되찾지 못한다면, 이날 반등도 일시적인 반등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하락장세에서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성향을 조심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해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플랜 B. "하락장서 차익실현 혹은 손절매...안정되면 매수"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을 향후의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내놓고 있으나 당장 '매도 우선' 의견에는 일치하는 모습이다. '소나기는 피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금 당장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하락장 속에서 보유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 후, 향후 상황이 안정될 경우 매수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약 1억2000만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가오정자산운용의 웨이치주 상무는 최근 그의 펀드에서 ▲관광 ▲부동산 ▲소비 ▲마카오 게임 등과 관련된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향후 이 사태에서 덜 취약한 기술주의 보유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의 전 투자전략가이자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리처드 번스타인은 "상황이 안정되면 매수할 의도로 재난이 닥쳤을 시에는 항상 주식을 매각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뮤추얼 펀드를 통해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아직 거래전략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만일 이번 사태가 기업의 이익과 전반적인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포트폴리오를 바꿀 시간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일 주식시장에서 보더라도 중국 증시는 7.7%의 급락세를 보였으나 모든 종목이 하락하지는 않았다. 

BBC는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종목별로 나눠진 시장"이라며 "제조업과 부동산, 건설업종은 급감한 반면 건강관리 제품 주식은 10% 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 中, 주식시장 방어 위해 발빠른 대응

중국 정부는 주식시장의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일 공개시장운영을 통해 1조2000억위안(약 205조원)의 유동성을 투입하기로 했고, 시중은행들에게 대출 금리를 더 낮출 것을 당부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충신증권과 중국 국제금융공사(CICC)를 비롯한 대형 증권사 및 투자은행에게 공매도를 금지하라는 내용의 구두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상하이의 한 펀드매니저는 중국 국영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된 '팀'이 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증권감독기구도 뮤추얼 펀드의 대형주에 대한 하루 순매도 규모를 1억위안으로, 중소형주 매도는 1000만위안으로 제한하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역할은 패닉 시장에서 최소한의 수준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일에 이어 4일에도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고시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530위안(0.77%) 오른 6.9779위안에 고시했다. 이날 위안화 가치 절하폭은 지난 2018년 7월20일 이후 최대였다. 전일에 이어 2거래일간 절하폭은 1.31%다. 이같이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하한 것은 단기대출 비용을 낮추고, 은행간 유동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4일 중국 상해종합지수 흐름표
중국 상해종합지수 일일 흐름

◆ 中 정부 "당황하지 말라"

중국 정부가 주식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각종 대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중국 주식시장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여부다.

ING의 중국 이코노미스트 아이리스 팡은 "인민은행은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한 역할을 다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여부가 향후 증시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중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씨티뱅크의 리강 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이 4.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도 4.5%를 예상했으며,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학자 장밍 역시 5% 이하로 떨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노무라의 팅루 중국경제연구소장은 메모를 통해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우리는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국 경제는 1분기 600억달러의 경제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경제학자들이 중국의 성장률이 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620억달러의 성장 손실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당황하지 말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려 애쓰고 있다.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투자자들에게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마주할 것을 당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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