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국내외 ICT행사 연달아 취소·연기…MWC 참가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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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국내외 ICT행사 연달아 취소·연기…MWC 참가 어떡하나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2.0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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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0' 취소
'세미콘 차이나 2020', '데프콘 차이나 2.0'도 연기
게임 업계도 타격, 무관중 경기 및 게임쇼 연기
'MWC 2020'은 예정대로...화웨이 등 중국 업체 대거 참가
국내 ICT 업체들 어쩌나..."참가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ICT 관련 행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개최를 취소하거나 날짜를 연기하는 등 일정을 부득이하게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ICT 업체들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행사 참가를 취소하자니, 참가 준비를 위해 투입한 시간과 비용이 아깝고 게다가 거액의 위약금도 있다. 그렇다고 참가하자니 신종 코로나 사태가 걱정이다. 준비한 노력에 비해 이슈화가 덜 될 것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 취소·연기되는 국제 대형 ICT 전시회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오는 5일~7일 개최 예정인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0'을 결국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협회는 "WHO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면서 "세미콘코리아 2020을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전시 참여업체와 방문객에 양해를 구했다.

SEMI는 세계 2100개 이상의 회원사와 130만명의 전문가가 소속되어 있다. 이 협회가 개최하는 '세미콘 코리아'는 첨단 반도체 산업의 오늘을 살펴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반도체 전문 전시회다. 특히 올해는 550개 회사가 2200여 개 부스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를 예고한 바 있다. 행사에서는 기조연설, 기술 세미나, 시장 전망, 표준회의, 구매상담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당초 SEMI는 행사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스크나 세정제를 곳곳에 비치하며 방역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빠르게 확산되자 결국 행사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재개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오는 3월 18일~20일 중국 상해에서 열릴 예정인 '세미콘 차이나 2020'은 연기됐다. 함께 개최되는 '상해 평면디스플레이 박람회', '상해 전자 박람회', '상해 생산기술 박람회', '상해 레이저 광전자 박람회', '상해 비전 박람회' 모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연기한다고 밝혔다.

가장 유명한 국제 사이버 보안 컨퍼런스인 '데프콘'도 올해 4월 중국 대상으로 열릴 예정이던 '데프콘 차이나 2.0'의 개최 여부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포럼을 통해 "6개월 간 행사 개최를 보류한다"며 "중국의 상황이 개선되면 날짜를 조정할 수도 있다며 지금도 최적의 날짜를 찾기 위해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도 이달 열릴 예정인 개발자 컨퍼런스를 3월 말로 미뤘다.

게임 업계도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무관중 e스포츠 경기로 변경되고 게임쇼가 연기되는 등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의 e스포츠 대회로 5일 개막 예정인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개발·유통사 라이엇 게임즈는 "선수와 관람객,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선제적인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스마일게이트, 펍지, 액토즈소프트 등 국내외 지역에서 e스포츠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게임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일 대만에서 개최 예정이던 '2020 타이페이 게임쇼'는 여름으로 연기됐다. 타이페이게임쇼는 판호 중단으로 중국 시장 진출이 막힌 국내 게임사에겐 대안 시장으로 여겨졌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은 본사 직원 출장을 금지시켰지만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은 대만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었다.

주최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등재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19'.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19'. 사진=연합뉴스

◆'갈팡질팡' 국내업체...'MWC 2020' 취소 바라기도

이동통신, 전자제품 업계는 오는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 2020' 개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MWC 2020'은 스마트폰·통신 분야의 주요 기업들의 신기술과 새로운 제품을 볼 수 있는 세계 3대 IT 전시회 중 하나다. 지난해 240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25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등 글로벌 행사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등 기업들이 참가해 부스를 꾸리거나 임원들의 기조연설이 예정된 상태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그리고 이날 기준으로 유럽 전역에서 확진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MWC 2020'의 메인 스폰서는 중국의 화웨이다. 또 중국의 많은 전자제품 업체들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지난 'CES 2020'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MWC 2020'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주최 측인 GSMA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속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감시하고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측정한 결과 MWC 등록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는 예정대로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MWC 2020' 참가를 두고 고민이 깊다. KT관계자는 "KT는 전시회 부스 계약이 되는 상황"이라며 "(축소나 취소는)주최 측의 의사 결정이 먼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으나 일정에 따라 (참가 규모를)축소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면서 "내심 주최 측이 'MWC 2020'을 취소해주길 바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참가가 결정되더라도 또다른 고민이 있다. 이 관계자는 "혹시나 신종 코로나 사태가 전시회장에서 발병되면 준비해 간 것들이 이슈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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